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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묻지마 폭행’ 20대 첫 재판…“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인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거제 살인사건 현장인 경남 거제시 고현동의 한 선착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놓고 간 국화꽃과 음식이 놓여 있다. [뉴스1]

거제 살인사건 현장인 경남 거제시 고현동의 한 선착장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시민들이 놓고 간 국화꽃과 음식이 놓여 있다. [뉴스1]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A(20·남)씨가 첫 재판에서 범죄사실을 대체로 인정했다.

29일 창원지법 통영지원 제1형사부(이용균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를 상대로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A씨는 하늘색 수의를 입은 채 변호인과 함께 참석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기재한 범행동기는 인정하지 못하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는 인정한다”고 말했다.

굳은 표정으로 법정에 들어선 A씨는 공판이 끝날 때까지 고개를 떨군 채 흐느꼈다.

또한 공소사실에 대해 변호인과 입장이 같으냐는 판사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7일 오후 3시에 검찰과 변호인 측에서 채택한 증인을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거제 폐지줍던 여성 사망 사건 관련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거제 폐지줍던 여성 사망 사건 관련 사진. [사진 경남경찰청]

앞서 A씨는 지난달 4일 오전 2시 30분께 경남 거제시에 있는 한 선착장 길가에서 50대 여성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피해자가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으나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약 30분 동안 무차별 폭행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검찰은 70차례가량 폭력을 행사하고 범행 전 휴대전화로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등을 검색한 점을 고려해 A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달 들어 A씨는 법원에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아르바이트로 어머니와 누나를 부양하다가 최근 입대를 앞두고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10차례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박씨 진술을 받아들여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해 부실수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박씨를 엄벌하고 신상을 공개해달라며 지난달 31일 제기된 국민청원은 41만명을 넘겨 청원 답변을 앞두고 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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