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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지옥철'인데…운행구간 늘어난 9호선 혼잡 더 걱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다음달 1일 정식 개통할 9호선 3단계 구간인 '한성백제역' 대합실. 고령토가 발린 기둥이 백제시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임선영 기자

다음달 1일 정식 개통할 9호선 3단계 구간인 '한성백제역' 대합실. 고령토가 발린 기둥이 백제시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임선영 기자

지난 28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열차가 송파구 방이동 ‘한성백제역’ 승강장(지하 2층)에 섰다. 9호선 3단계 구간이 지나는 8개 지하철역 중 한 곳이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 대합실에 오르자, 대리석이 깔린 바닥과 표면이 고령토로 된 기둥이 눈에 띄었다. 천장의 일부분은 투명 유리로 돼 있어 빛이 역사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백제 수도가 있었던 역사성을 반영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성백제역의 천장 일부 꼭대기는 투명 유리로 돼 있어 빛이 역사 안으로 들어온다. 임선영 기자

한성백제역의 천장 일부 꼭대기는 투명 유리로 돼 있어 빛이 역사 안으로 들어온다. 임선영 기자

지하철 9호선 3단계가 다음달 1일 개통한다. 2009년 착공한 지 9년 만이다. 총 사업비 1조4015억원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정식 개통을 앞두고 9호선 연장 구간을 언론에 미리 공개했다.
3단계 구간은 강서구 개화역에서 송파구 종합운동장역까지 다니는 기존 9호선 노선이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까지 길게 연장된 것이다.

1일 개통하는 9호선 3단계 구간과 환승역. [사진 서울시]

1일 개통하는 9호선 3단계 구간과 환승역. [사진 서울시]

9호선 3단계 구간은 삼전역·석촌고분역·석촌역·송파나루역·한성백제역·올림픽공원역·둔촌오륜역·중앙보훈병원역 8개 역을 지난다. 총연장 9.2km에 이른다. 시는 이번 3단계 개통으로 송파·강동구 지역에서 강남 등 도심으로 가는 일이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 개통하는 9호선 올림픽공원역은 5호선으로, 석촌역은 8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다.

중앙보훈병원역 방향으로 가는 9호선 열차. 임선영 기자

중앙보훈병원역 방향으로 가는 9호선 열차. 임선영 기자

9호선 올림픽공원역 역사.[사진 서울시]

9호선 올림픽공원역 역사.[사진 서울시]

실제로 9호선 올림픽공원역(중앙보훈병원역 방향) 지하 3층 승강장에서 내린 후 에스컬레이터를 한 번 타고 지하 1층으로 오르자, 5호선 환승역 입구가 보였다. 이 곳에서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5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다.

12월 1일 개통 3단계 구간 타보니 #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 8개역 신설 #열차 대수 동일한데 운행구간만 늘어 #“승객 15% 늘면 혼잡도 173%까지 상승” #올림픽공원~김포공항 50분…환승도 편해

서울시 관계자는 “9호선 승강장과 5호선 환승역을 최대한 가깝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김포공항역까지 환승 없이 5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기존 9호선 1단계는 김포공항~여의도~신논현, 2단계는 언주역~종합운동장을 지나기 때문이다.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 내린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5호선 환승역과 연결된다. 임선영 기자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 내린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5호선 환승역과 연결된다. 임선영 기자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5호선 환승역으로 가는 입구. 현재는 막혀있고, 1일 정식 개통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임선영 기자

9호선 올림픽공원역에서 5호선 환승역으로 가는 입구. 현재는 막혀있고, 1일 정식 개통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임선영 기자

하지만 혼잡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열차 대수는 현재와 동일한 37편성이 운행되는데, 운행 구간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배차 간격까지 늘어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급행·일반열차에 따라 배차 간격이 40초~1분가량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옥철’로 불리는 9호선이 더욱 혼잡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시가 지난 9월부터 약 3개월간 3단계 구간 시범 운행을 해본 결과 ”지하철이 왜 이렇게 늦게 오느냐“는 민원이 늘었다고 한다.

9호선 둔촌오륜역.[사진 서울시]

9호선 둔촌오륜역.[사진 서울시]

9호선 송파나루역. [사진 서울시]

9호선 송파나루역. [사진 서울시]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 [사진 서울시]

9호선 중앙보훈병원역. [사진 서울시]

9호선의 혼잡도는 서울 지하철 노선에서 손에 꼽힌다. 9호선 염창역의 경우 혼잡도는 약 180%에 이른다. 정원이 160명인 열차 한 량에 290명 정도가 탄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3단계 개통으로 9호선 이용객이 최대 15%정도 증가할 경우, 9호선 혼잡도는 173%(급행열차 기준)정도 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재 9호선 급행열차 평균 혼잡도인 163%를 웃도는 수치다. 서울시 관계자는 “급행열차 18편성 모두를 기존 4량(칸)에서 6량으로 늘리기 때문에 혼잡도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시는 내년 안에 9호선의 일반열차 19편성도 모두 6량으로 늘릴 계획이다.

9호선 노선도와 최단 환승 위치도. 임선영 기자

9호선 노선도와 최단 환승 위치도. 임선영 기자

서울시는 9호선 4단계 공사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앙부처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3단계 종착역인 중앙보훈병원역을 기점으로 5호선 고덕역을 거쳐 샘터공원까지 총 3.8km가 연장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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