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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존층 파괴 심각…지구촌이 "몸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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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오존층이 날로 파괴돼 생존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오존층이란 지상 15∼30km 상공인 성층권에 위치한 오존(O₃)으로 구성된 층으로 분량은 지구대기의 1백만 분의 1정도다. 표준상태(1기압, 섭씨 0도)를 가정해 보면 성층권에 있는 오존의 두께는 지구전체 평균으로 환산해서 약 0.3cm 이하에 지나지 않는 얇은 층이다. 그러나 기압·온도·기타 환경조건에 따라 오존층의 두께는 달라진다.
이 얇은 층이 지구환경에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고려대 김정흠 교수(핵물리학)는 『태양광선에서 발산되는 유해한 자외선과 여러 방사선을 대부분 흡수, 생물을 보호하고 필터구실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오존층이 세월이 지나면서 공해에 의해 점차 얇아져 남극지방에서는 이미 구멍이 나있을 정도.
김 교수는 『오존이 1% 감소하면 지표에 닿는 유해 자외선은 2% 증가해 피부암의 발생률도 4∼6%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북반구 중위도 지방의 오존도 1.7∼3% 감소했다는 것. 이 통계를 뒷받침하듯 일본의 경우 피부암 전 단계인 일광각화증 환자가 10년 전에 비해 3∼4배나 증가했고 전이가 빨라 사망률이 높은 멜라노마 피부암(임파절에 전이한 경우 90% 정도 사망) 환자도 현저히 증가했다는 것.
유해 자외선의 증가는 이외에도 백내장·면역부전성 질환 등을 일으키기도 해동·식물의 생태계를 크게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최초로 지난 84년 오존층연구팀을 발족, 활발히 연구중인 연세대 조희구 교수(천문기 상학과)는 『우리나라 상공의 경우 아직 염려 단계는 아니나 점차 얇아지는 추세여서 대책이 요망된다』고 했다.
조교수에 따르면 지난 84∼87년의 평균치가 서울의 경우 표준상태에서 봄철에 0.36cm로 일본의 북부 삿포로(0.415cm)보다는 얇지만 중국의 쿤밍(0.278cm)보다는 두텁다는 것.
조교수는 『오존층이 가장 얇아지는 철은 가을로 서울의 경우 0.297cm인데 비해 삿포로 0.316cm, 쿤밍 0.264cm를 기록하고 있다. 대개 고위도 지역과 봄철에 두텁게 나타나는 이유는 광화학 반응과 지구대기의 이상순환 때문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오존층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은 염소와 불소·탄소의 화합물인 염화불화탄소(CFCS) 때문. 이 물질은 1930년 개발된 것으로 독성이 없고 무취, 안전성 때문에 에어컨의 냉매, 스프레이의 충전가스, 플라스틱의 발포성가스, 반도체의 세정용액 등으로 대량 사용되고 있다.
이 가스가 오존층에 도달하면 태양자외선에 의해 분해, 염소원자를 방출해서 오존과 결합, 일산화염소(CIO)를 만든 뒤 다시 다른 오존분자와 결합을 반복해 하나의 염소원자가 10만 정도의 오존 분자를 파괴한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지난 87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긴급회의를 개최, CFCS의 생산량을 86년 수준으로 동결시키는 한편 98년부터는 50%로 줄이기로 하는 몬트리올의 정서를 채택했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되는 CFCS의 생산량은 연간 1백만t. 우리나라는 울산화학에서 연간 1만t 정도를 독점생산하고 있다.
오존층 파괴의 심각성을 인식한 세계 1백 23개국 대표들은 지난 5∼7일 영국 런던에서 오존층 보호를 위한 각료 급 회의를 열고 CFCS 생산규제안정을 앞당기자는 의견도 모았으나 개발도상국의 대체물질 개발의 어려운 실정에 따라 실현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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