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럼프였던 조코비치는 어떻게 최고령 연말 1위가 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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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가 올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세계 랭킹 1위로 마치게 됐다.

웃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웃고 있는 노박 조코비치. [AP=연합뉴스]

ATP 투어는 27일 "조코비치가 12월 말 순위까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게 됐다"며 "이는 최고령 연말 세계 1위 기록"이라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1987년 5월생으로 현재 31세 7개월의 나이다. 이 부문 종전 기록은 지난해 라파엘 나달(32·스페인·2위)이 세운 31세 6개월이었다. 테니스는 최근 1년간 성적을 토대로 세계 랭킹을 정하기 때문에 연말 세계 1위는 그해 가장 잘한 선수라는 뜻이다.

조코비치는 2011년에 처음으로 연말 세계 1위를 기록했고 이후 2012년과 2014년, 2015년에 이어 올해까지 총 5번 연말 1위를 기록했다. 역대 최다 연말 세계 1위 기록은 피트 샘프러스(은퇴·미국)가 보유한 6회다. 조코비치와 로저 페더러(37·스위스), 지미 코너스(은퇴·미국)가 나란히 5회로 공동 2위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조코비치는 슬럼프에 힘들었다. 그는 4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세운 후 슬럼프에 빠졌다. 2016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 전부 우승)을 달성한 조코비치는 목표 의식을 잃고 극강의 모습이 사라졌다. 아내 옐레나와 불화설에 설상가상 팔꿈치 부상까지 겹치면서 조코비치의 시대는 저무는 듯했다. 2016년 말 앤디 머리(31·영국)에게 세계 1위를 내줬다.

지난 10월 상하이오픈에서 포효하고 있는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지난 10월 상하이오픈에서 포효하고 있는 조코비치. [AP=연합뉴스]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약 6개월 동안 코트를 떠나 재활에 집중했다. 그러나 올 초도 썩 좋은 모습을 아니었다.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당시 시드도 받지 못한 정현(22·한국체대)에게 16강전에서 졌다. 특유의 정교한 샷이 잘 보이지 않았다. 결국 20위 밖으로까지 순위가 밀렸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주저앉지 않았다. 호주오픈 이후 팔꿈치 수술을 받는 결정을 내렸다. 수술 이후 통증이 점점 사라진 조코비치는 지난 3월부터 점점 예전의 날카로운 샷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월 프랑스오픈 8강에 오르며 부활의 시동을 걸더니 7월 윔블던에 이어 US오픈까지 우승하면서 예전의 무결점의 선수가 돌아왔음을 알렸다.

한편 올해 호주오픈 4강까지 올랐던 정현은 2018시즌을 세계 랭킹 25위로 마치게 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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