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139] 동사일까, 형용사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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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말 바루기'를 보면 어떤 말의 쓰임새를 동사와 형용사로 나눠 설명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식별하는지 모르겠다는 분이 꽤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동사와 형용사 가리는 방법을 몇 가지 얘기하려고 합니다.

우선 기본형에 현재의 일을 나타낼 때 쓰는 '-는-/-ㄴ-'을 넣어 '-는다/-ㄴ다'꼴로 만들어 봅니다. 가능하면 동사, 아니면 형용사입니다.

.밥을 '먹는다'. (가능함, 동사)

.이 꽃은 '예쁜다'. (어색함, 형용사)

.단풍이 '곱는다'. (어색함, 형용사)

또 한 가지 방법은 기본형에 현재를 나타내는 '-는'이나 '-ㄴ/-은'을 붙여 뒤에 오는 단어를 꾸미는 말로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이때 '-는'이 오는 것은 동사, '-ㄴ/-은'이 오는 것은 형용사입니다. 단 현재시제일 때만 적용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길을 '가는' 나그네.(-는, 동사)

.'찬/묽은' 서리가 내렸다.(-ㄴ/은, 형용사)

과거시제에서는 "그 길을 간 나그네" "먹이를 잡은 어미새"처럼 동사에도 '-ㄴ/-은'이 붙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어라'를 붙여 명령형을 만들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가능하면 동사이고, 불가능하면 형용사입니다.

.그 토끼를 잡아라.(가능함, 동사)

.너 슬퍼라.(어색함, 형용사)

이 규칙들은 완벽하진 않지만 유용한 도구로 쓸 수 있으므로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김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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