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윤학종 대표, 9개월 만에 돌연 사임…지난해 이어 '줄사임'

[BBQ]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BQ 윤학종 대표가 돌연사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전 대표는 지난 2월 1일 취임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퇴임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윤 전 대표는 최근 일신상의 사유로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고, 지난달 31일 공식 퇴사 처리됐다.

지금까지 BBQ는 윤경주·윤학종 공동 대표 체제였다. 그러나 윤 전 대표의 퇴임으로 윤경주 단독 대표 체제가 됐다. 윤경주 대표는 BBQ 창업자인 윤홍근 회장의 동생이다.

윤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최근 잇따른 경영 악재가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BQ는 지난 3월 가맹점주에게 인테리어비를 떠넘기는 등 '갑질'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여기에 최근에는 '슈퍼 콘서트'를 주최하며 인기 아이돌그룹 엑소가 출연하는 것처럼 '낚시성' 마케팅을 해 논란이 제기됐다.

윤 전 대표에 앞서 이성락 전 대표 역시 지난해 6월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자 취임한 지 불과 3주 만에 사임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가격 인상 논란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발표했지만, 취임한 지 한 달도 안 돼 일에 책임을 진다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아울러 최근 커뮤니케이션실 전무와 상무가 연이어 회사를 떠나는 일까지 벌어져 조직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BBQ 내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문화가 다양한 의견 수렴을 어렵게 했고, 시장 변화 대응에 무리가 따랐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평소 윤 회장이 카리스마 있는 오너 경영 스타일을 고수해 전문 경영인 CEO들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윤 회장의 카리스마와 추진력이 창업 성공신화로 이어진 것은 맞지만 글로벌 프랜차이즈를 바라보는 현재도 적합한지 재검토해야 한다"며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오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BBQ 관계자는 "윤 전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했다는 것 외에 다른 사정은 회사도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BBQ는 오는 19일부터 제품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린다고 발표했다. 프라이드 대표 제품인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하고, '통다리바베큐'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서프라이드 치킨'은 기존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1000원 올렸다.

BBQ 측은 가격을 올린 이유에 대해 "가맹점주들의 의사협의기구인 동행위원회에서 가격 인상을 요청해와 3가지 제품만 1000~2000원씩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