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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레넌 사후 9년만에 "컴백"|아내 「오노·요코」 조각전 서둘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세계적인 팝 그룹 비틀즈를 해체케 한 장본인 』『자신의 야망 실현에 급급한 기회주의적 사이비 예술가』. 60년대 후반과 70년대의 세계 언론은 이렇게 비틀즈의 핵심 멤버 「존·레넌」의 부인이었던 일본 태생 「오노·요코」에게 정기적으로 (?) 질책의 매질을 가했다.
그가 자신의 나이 만 56세, 「존·레넌」 사후 9년째인 오는 4월 뉴욕 휘트니 박물관에서 작품전을 갖고 예술계로의 재 입항을 서두르고 있어 또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가장 부유한 예술가중의 한사람인 그는 자신이 그토록 유명한 사람인데 비해 그의 예술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상 「오노·요코」는 60년대 초기 뉴욕 지하 예술계의 참여자로 예술과 인생의 한계를 트자는 주장을 가진 음악가·미술가·시인·영화 작가들이 자유롭게 결합했던 국제색이 짙은 5프룩서스 예술 운동패의 초창기 멤버중 한사람이었다.
그는 66년 「존·레넌」을 만난 후 음악·영상·사진 등에 걸친 실험적인 예술로 자신을 구현했다. 예술가로서의 「오노」는 괴상하고 쇼킹했다.
한때 그는 자신의 작품의 가격을 매긴 세일 목록을 출판했는데 총 2백 작품이 들어 있었고 가격은 작품 당 2백50달러였다.
그는 장난 삼아 『관념적인 작가』라는 새로운 상표를 발명해내곤 자신을 자랑스럽게 콘 아티스트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오는 4월5일부터 16일까지 열릴 휘트니 박물관에서의 전시회에 그는 60년대 초기부터의 24점의 조각과 필름 등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회를 위해 「오노·요코」는 60년대 초기 작품을 광범위하게 수집했고, 60년대의 아이디어를 80년대에 소재를 바꿔 다시 제작했다.
한 예로 64년에 크리스틀로 만든 볼을 88년에 청동으로 다시 만들어 함께 전시한다. 『청동은 80년대의 소재로 적합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그는 자신의 청동시대를 맞게된 것이다.
그러나 「오노·요코」의 작품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서로 엇갈려 분분하다. 뉴욕의 그린 갤러리를 운영하는 「리처드·벨라미」는 『「오노·요코」는 고통받는 예술가로 개인적으로 동정하지만 그의 작품은 별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대 예술가 「샤롯데·모아멘」은 『비틀즈는 정말 멋졌고 역사에 기록될만하다. 그러나 몇 백년 후 세계가 기억할 것은 비틀즈가 아니라 「오노·요코」일 것』이라고 말한다.
휘트니 박물관의 회화·조각 부문 큐레이터인 「바버라·하스켈」은 『요코는 관념적인 주제를 펼쳐 보이는 행위 예술가에 속하는 예술가의 한사람이다. 젊은 예술가들은 다시 그러한 주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해 지금쯤 그를 다시 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오노·요코」는 최근 2년 전부터 거의 20년간 떠나 있던 예술가에 나타나기 시작해 87년 처음으로 「존·케이지」 탄생 75주년을 기념하는 신시내티칼 솔웨이 갤러리 자선 작품전에 초대되어 흰색에나멜이 칠해진 총 8개가 주조된 청동 체스 세트를 출품했다. 이 작품 가격은 한 세트에 7천5백 달러였다. <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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