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황색경보"「비임균성 요도염」이 번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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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퇴폐·환락 풍조의 확산과 함께 비임균성 요도염·임질·매독 등 각종「성인성 질환」(Sexually Trans·mitted Disease·성병)이 만연돼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와 함께 큰 문제가 되고있다.
보사부는 최근 서울강남지역 퇴폐 이발소의 여자 종업원 중 약22%가 성병에 감염돼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최근 열린 대한 남성 과학회 제 7차 총회 및 학술대회에서는 보사부의 이같은 조사결과가 참고자료로 제시돼 학계에서조차 충격을 받았음을 반영했다.
서울대 의대 비뇨기과 이희영 교수 팀의 임상경험에 따르면 매독환자 수를 1명으로 볼 때 임질 4명 꼴, 비임균성 요도염 10명 꼴로 최근 비임균성 요도염이 급격히 늘어나는 패턴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임균성 요도염은 클라미디아(40∼60%), 유레아플라스마(20∼30%) 등을 원인균으로 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불임·골반내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클라미디아균은 감염 후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가벼운 배뇨통, 요도의 가려움증, 갖은 소변 등의 증세를 나타내기도 하나 증세가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요도염을 앓은 뒤 합병증으로 남성에게 전립선염·부고환염을, 여성에게는 난관의 막힘을 초래, 불임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레아플라스마균은 모두에게 다 요도염을 일으키지는 않고 특별한 증세도 없으나 발병하면 특히 여성의 골반에 염증을 유발하거나 산후염증을 가져올 수 있다.
연세대 의대 산부인과 박기현 교수는『골반내염이 있는 여성 중 20%는 임신을 할 수 없으며 특히 3회 이상 골반내염을 앓으면 불임률이 54%에 달한다』고 밝혔다.
의학 전문가들은 비임균성 요도염에 대한 잘못된 지식 때문에 치료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중앙대 의대 김세철 교수(용산병원 비뇨기과장)는『효과가 뛰어난 항생제를 처방해 주면 엉뚱하게 다른 비싼 항생제를 사먹는 수가 많다』고 지적한다.
비임균성 요도염에는 테트라사이클린·에리스로마이신 등이 잘 듣는데도 이들 항생제가 값싸다는 이유로, 또는 일부약국에서 이익이 많이 나는 항생제로 바꿔주기 때문에 내성만 키우는 결과를 빚는다는 것. 이밖에도 ▲불필요한 배양 검사와 주사약의 선호 ▲소변을 3∼4시간 참고 첫 소변 10cc를 받아야 하는 점을 무시하는 것도 치료 또는 진단에 장애가 된다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한편 임질의 경우에는「슈퍼 임질」로 통하는「페니실린 분해효소 생성 임질」(PPNG)이 크게 문제되고 있다.
한양대 의대 김중환 교수(피부과)는『슈퍼 임질은 페니실린을 분해, 효력을 약화시키므로 3단계에 걸친 꾸준한 치료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페니실린과 가나마이신의 혼합사용 ▲노르플록사신 ▲스펙트로마이신 등이 환자특성과 증세에 따라 처방돼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임질이 요도염·방광염·전림선염·난관염·불임증 등 많은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는데도 약국에서의 적당한 치료, 치료중단 등으로 내성만 증가시킨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선진 외국처럼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항생제를 약국에서 팔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세철 교수는 임질 치료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임질 환자의 70%가 비임균성 요도염을 동반하므로 두 가지 질환을 동시에 2주일이상 치료해야 안전하다고 말했다.
매독은 6주가 지난 뒤 혈청반응이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25%의 사망률을 보인다. 태아 감염의 경우 50%가 분만 전후에 목숨을 잃으며 50%는 정신·육체적 불구가 된다. 치료는「벤지딘페니실린G」로 90%의 효과를 거두나 전문의의 진료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해야 된다는 것.
의학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연성 하감·헤르페스·첨규콘디롬 등 20여 가지의 각종 성병이 창궐하고 있다고 지적, 퇴폐적인 사회분위기의 개선·청소년 성교육의 실시 등을 통한 예방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영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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