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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QO 수락한 류현진, 다저스 남은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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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내년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AP=연합뉴스]

류현진이 내년에도 다저스 유니폼을 입는다. [AP=연합뉴스]

류현진(31·LA 다저스)이 결국 다저스에 남았다. 퀄리파잉 오퍼를 제안받은 7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수락했다. 류현진이 1년 더 다저스에서 뛰기로 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QO를 수락한 선수는 메이저리그 상위 연봉 125명의 평균액을 받는다. 내년엔 1790만 달러(약 203억원)다. 2013년 6년 36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다저스에 입단한 올해 류현진의 연봉은 783만 달러(87억원)다. 단년 계약이긴 하지만 연봉이 두 배 이상 오르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QO를 받게 되면 운신의 폭은 좁아진다. QO를 거절한 선수를 영입한 팀은 신인 지명권을 잃고, 해외 아마추어 계약선수 제한금액이 줄어드는 페널티를 받기 때문이다. MLB 전문가들은 QO를 거절한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이 '1000만 달러 정도의 손해를 본다'고 평한다. 그만큼 계약을 하는 선수의 연봉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부상 경력이 있는 류현진으로선 4년 이상, 연 평균 1500만 달러 이상을 노리긴 쉽지 않았다. 지난해에 QO를 거절했다가 계약이 늦어지면서 '대박'에 실패한 랜스 린, 그렉 홀랜드 등의 사례도 있다.

야후스포츠는 "올 시즌 대부분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낸 류현진과 같은 선수에게 퀄리파잉 오퍼 수락은 타당한 결정"이라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통산 평균자책점 3.20은 무시할 수 없다.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했다면 몇몇 팀이 계약을 제안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뒤 샴페인을 뿌리며 기뻐하는 류현진과 다저스 선수들. [AP=연합뉴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뒤 샴페인을 뿌리며 기뻐하는 류현진과 다저스 선수들. [AP=연합뉴스]

두 번째는 몸값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류현진은 2013·14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올렸지만 이후 3년 간은 부상으로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 시즌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15경기 밖에 뛰지 못했고, 7승3패·평균자책점 1.97의 성적을 냈다. 현지 매체들은 류현진의 FA 전만을 내놓으면서 "류현진이 건강하다면 좋은 영입"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다저스는 FA 재수를 하기엔 최적의 환경이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이 투수친화적인 데다 LA는 한국인이 생활하기 좋다. 익숙한 팀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류현진은 월드시리즈가 끝난 뒤 "매년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는 팀에 늘 있는 건 아니라 (다저스가)그리울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장미빛 희망만 있는 건 아니다. 류현진에 앞서 QO를 수용한 선수들 중에서도 성공을 거둔 케이스는 드물다. 류현진처럼 수술 경력(토미존) 때문에 QO를 받은 포수 맷 위터스(볼티모어) 정도다. 위터스는 2016시즌 뒤 2년 2100만 달러 계약에 성공했다.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다년 계약에 실패했다. 류현진으로서도 쉽지 않은 선택이자 도전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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