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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연령·비만도·유전 따라 당뇨병 원인 다르니 처방 약 달라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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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11월 14일 세계 당뇨병의 날 

11월 14일은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와 세계당뇨병연맹이 당뇨병 퇴치를 위해 제정했다. 이날은 인슐린 발견자인 의학자 프레드릭 밴팅의 생일이기도 하다.

인슐린 제대로 안 나오면 분비 촉진하는 약물 쓰고 #인슐린 감수성 떨어지면 당 이용률 높은 약물 써야

인슐린 발견 이후 치료법은 발전을 거듭했다. 기존의 부작용과 합병증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상당 부분 개선했다. 현재 임상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약물·수술 치료법을 짚어봤다.

당뇨병 약물치료

당뇨병은 세계 만국의 ‘국민병’이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 수는 4억 명을 넘어섰다. 성인 11명 중 1명꼴이다. 우리나라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30세 이상 국민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로 따지면 3명 중 1명이 당뇨병이다. 하지만 이렇게 흔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당뇨병 치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세계 당뇨병의 날’을 맞아 당뇨병의 약물적 치료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당뇨병은 포도당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일을 하는데, 이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도록 하는 핵심 물질이 바로 인슐린이다. 당뇨병은 크게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긴 경우, 인슐린은 잘 분비되지만 인슐린을 받아들이는 세포에 이상이 생긴 경우(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진 상태)로 나눌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둘 중 하나만 문제가 생겨도 포도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혈액에 쌓여 각종 염증 질환과 합병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인슐린 분비 촉진 약제 

그래서 당뇨병 약도 이 두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환자에 따라 인슐린 분비가 안 되는 사람이 있고, 인슐린 분비는 정상이지만 감수성이 떨어진 경우가 있다”며 “연령·비만도·유전 등에 따라 이를 감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진과 함께 인슐린 분비 문제는 C펩타이드 검사(혈액검사), 인슐린 감수성 여부는 호마 검사(혈액검사)를 통해 좀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긴 환자에게는 인슐린이 잘 분비되도록 돕는 약물을 쓴다. 설폰요소제·DPP4억제제·GLP1유사체가 대표적이다. 설폰요소제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임수 교수는 “설폰요소제는 혈당 강화 효과는 강력하지만 저혈당이 쉽게 올 수 있어 주의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DPP4억제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 두루 쓰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인크레틴 호르몬’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게 한다.

GLP1유사체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제다. 소장에서 분비되는 GLP1호르몬과 같은 기능을 하는 GLP1유사체를 이용해 췌장의 베타세포에 작용, 인슐린 분비를 촉진한다. 임 교수는 “GLP1유사체는 혈당이 높은 경우에는 인슐린 분비를 늘리지만 (혈당이) 정상 범위에 도달하면 인슐린 분비를 멈춰 저혈당 위험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혈당 강하 효과가 좋은 데다 심혈관 질환 위험을 줄이며 체중 감소 효과도 있다. 1형 당뇨병에 주로 쓰이는 인슐린 제제(유전자 재조합 인슐린 주사) 이외에 혈당강하제는 대부분 먹는 약이지만 GLP1은 주사제라는 점도 독특하다.

인슐린 감수성 향상 약제 

인슐린 감수성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제의 효과가 떨어진다. 그 대신 세포의 포도당 이용률을 높이는 약물을 쓴다. 비구아나이드계 약물이 대표적이다. 근육에서 포도당의 이용률을 높이면서 간에서 포도당의 합성도 억제한다. 임 교수는 “비구아나이드계 약물은 다양한 경로로 혈당을 떨어뜨리면서도 부작용은 적은 편이라 1차 치료제로 우선 사용되는 약물”이라고 말했다.

치아졸리딘디온제도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는 약물이다. 지질 및 당 대사에 관여하는 PPAR-감마를 자극해 근육·지방의 당 이용률을 높인다. 혈당 강하 효과가 오래가고 지질 개선 효과도 있다.

인슐린 분비와 감수성 개선 외에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약물도 있다. 임 교수는 "알파글루코시디아제 억제제는 소장에서 탄수화물을 단당류로 분해하는 과정을 막아 혈당이 오르는 것을 막는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의 단당류 분해는 식후 혈당을 높이는 요인이다.

SGLT-2억제제는 신장에서 포도당 재흡수에 관여하는 호르몬을 조절해 인위적으로 혈액에 있는 당을 소변으로 빠져나가도록 해 혈당을 낮추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다. 저혈당 우려가 낮고 체중 감소 효과도 있지만 탈수 위험이 있어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안철우 교수는 “당뇨병은 환자에 따라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며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충분히 면담한 후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약제를 선택해 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 치료제 종류와 장단점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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