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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In&out맛] 호텔 레스토랑이 확 달라졌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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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맞아?
서울 롯데호텔 신관 14층 로비에 있는 살롱 드 떼. 평소 소란스럽게 느껴지던 로비가 개인 서재 같은 안락한 공간으로 변신.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의 녹색.빨간색.하얀색 등 다섯 가지 색깔 도마. 재료에 따라 쓰임도 다르다. 맛도 위생도 예술(?).

지난 주말 오랜만에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을 찾은 최원석씨. 도쿄에서 온 일본인을 만나기로 한 로비 라운지가 보이지 않아 한동안 1층을 서성거렸다. 최근 새 단장 공사를 하면서 14층으로 옮겼다는 얘기를 듣고 얼른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대부분 호텔 로비는 1층에 있는데 왜 굳이 중간층으로 옮겼을까?’ 라고 생각하며 14층에 올라갔다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 소란스럽다고 느꼈던 로비 라운지가 개인 서재처럼 깨끗하고 편안하게 꾸며진 것.

게다가 앉아 있는 투숙객에게 호텔 직원이 다가와 체크인을 도와주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도쿄에서 온 일본인을 만나서는 따로 마련된 미팅룸에서 단둘이 깔끔하게 비즈니스 상담을 마무리했다.

최근 새 단장 공사를 마친 특급호텔 레스토랑들이 확 달라진 이미지로 손님맞이를 하고 있다. 투숙객에 대한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해 로비 라운지를 위층으로 끌어올리기도 하고, 웰빙 라이프를 만끽할 수 있도록 차(茶)나 포도주를 전문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외국음식을 내는 레스토랑에서는 전문성을 강조해 조리사뿐 아니라 서비스 종업원까지 현지 외국인을 고용한 점도 특징이다.

엄마가 손수 만든 것 같은 홈 메이드 개념의 메뉴도 대폭 강화했다. 지저분하다는 인식이 있던 주방 공간도 과감하게 공개해 위생에 만전을 기한다는 이미지도 심어주는 등 '특급'에서 '명품급'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로비가 14층에 … 귀족풍 티하우스

롯데호텔 신관 14층 로비에는 살롱 드 떼(Salon de The)가 새로 들어섰다. 이곳은 커피나 주스를 파는 기존의 커피숍과 다르다. 유럽풍의 '라이브러리 티하우스(Library Tea House)' 개념이란다. 다즐링.얼그레이 등 유럽 귀족들이 즐기는 30여 가지 고급 홍차와 허브티가 메인 메뉴다. 3000여 권의 책이 진열된 책장은 마치 개인 서재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정원은 푸른 숲 속의 안락함을 담고 있다. 티 웨어도 독일의 명품 브랜드를 들여왔다. 아침 일찍 체크아웃하는 투숙객에겐 빵과 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파격적인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신라호텔 중식 레스토랑 팔선은 주방에 오리구이용 오븐을 추가 설치했다. 건강 음식으로 꼽히는 베이징 오리구이를 본토 맛으로 그대로 재연하기 위한 것. 신라호텔 측은 국내 최고의 중식 레스토랑이란 명성을 다지기 위한 작업이었다고 한다.

야채·과일 품질 인증제 … 농부 사진 공개

서울 삼성동에 있는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그랜드 키친. 현관에서 들어서면 중앙에 마련된 오픈 키친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요리의 처음부터 마지막 완성 단계까지를 모두 공개하는 것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국내 호텔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위생안전 인증 마크인 'HACCP(위해 요소 중점 관리 기준)'를 취득했다. 최근엔 고급 손님들을 레스토랑이나 연회장이 아닌 주방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는 '쉐프 테이블'을 진행하고 있다. 초대받은 손님들은 특별 제작된 앞치마와 주방 모자를 착용한 뒤 주방의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쇠고기는 빨간 도마, 야채는 초록 도마 등 재료에 따라 다섯 가지 색깔로 작업을 달리하는 광경도 목격하게 된다. 위생, 즉 깨끗하고 안전한 서비스에 있어서는 자신만만한 면모를 보여 주는 부분이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의 카페 아미가는 야채와 과일에 대한 품질 인증제를 도입, 원산지 표시와 함께 농부의 사진과 이름까지 공개하고 있다.

점심과 저녁 중간에도 식사 가능

신라호텔의 더 파크뷰 레스토랑은 점심과 저녁의 중간에 있던 직원들의 휴식 시간을 과감하게 없앴다.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고객이 원하는 시간이라면 언제든지 바로바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올 데이 다이닝(All day dining)' 서비스를 시작한 것. 회의를 하면서 식사할 수 있도록 별실(3개)도 따로 마련했다.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의 브래서리 뷔페 레스토랑도 마찬가지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종일 뷔페 음식을 제공한다. 100여 가지 메뉴 가운데 손님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떨어지기 무섭게 다시 채워놓고, 인기없는 메뉴는 선도가 떨어지면 멀쩡하더라도 바로 교체한다.

조리사만 본토 ? 서비스도 본토 !

특급호텔의 레스토랑이 한국화한 맛이 아닌 본토의 맛을 고스란히 살리기 위해 현지 외국인 조리사를 초빙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해 서비스하는 종업원도 현지 외국인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학.출장.여행 등을 통해 해외에서 지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데다 관광 또는 업무상 국내 호텔을 이용하는 외국인도 크게 늘어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롯데호텔의 바인 와인바에선 소믈리에 겸 매니저로 프랑스인을 영입해 내외국인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국인의 경우엔 의사를 소통하는 데는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포도주를 생활화한 현지 전문가로부터 포도주 문화를 배울 수 있어 매력을 느끼고 있다.

임피리얼팰리스호텔은 독일인 음식전문가를 본부장으로 초빙해 점심.저녁 시간에 각 레스토랑을 돌면서 메뉴를 설명하고 주문을 도와주기도 한다. 특히 한국의 음식이나 문화가 생소한 외국인들에겐 훌륭한 조언자 역할을 한다고 한다.

글=유지상 기자 <yjsang@joongang.co.kr>
사진=권혁재 기자 <shot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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