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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과일농가 돕기 너도나도 팔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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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기업들이 태풍 '매미'로 큰 피해를 입은 농민 돕기에 팔을 걷었다.

쓰러진 벼를 세우고 강풍에 찟긴 비닐하우스를 복구하는 노력 봉사 외에도 태풍에 떨어진 과일을 사거나 팔아주는 운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유통업체=대구백화점은 지난 15일부터 본점.프라자점의 지하 식품매장에서 배를 판매하고 있다. 대부분 영천지역에서 가져온 '신고배'다. 태풍때 떨어진 것이지만 흠집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가격은 30%쯤 싸다.

쇼핑객 이현숙(38)씨는 "농민의 고통이 크다는 말을 듣고 배를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아백화점도 지난 19일부터 상주 배를 원가에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의 대구지역 4개 점포는 수해 이후 21일까지 안동.청송 등지 사과와 배 등을 판매했고, 홈플러스 대구점 등 전국 점포도 19일부터 농협으로부터 태풍에 떨어진 사과.배를 받아 판매중이다.

또 수재민돕기 바자를 여는 업체도 적지 않다.

대구백화점은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수재민의 아픔을 대백이 함께 합니다'란 행사를 열어 상품 판매금액 중 적립한 2천여만원을 수재민돕기 성금으로 곧 대구시에 기탁할 예정이다.

동아백화점도 18~22일 수재민돕기 자선 바자를 열어 대구.경북지역 수재민을 돕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17~21일 '희망을 보냅시다'라는 기치 아래 3억여원의 돈을 모아 수재민들에게 전달했다. 동아백화점 최경진 홍보실장은 "유례없는 재해를 당한 수재민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체=포항의 철강업체인 INI스틸은 지난 19일 포항 북구 기계면과 신광면 농가에서 떨어진 배 80상자(30개들이)를 사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에게 후식으로 제공했다. 맛이 있고 흠도 별로 없어 인기가 높았다. 이에 따라 회사는 22일 해당 농가에 추가로 50상자를 더 주문했다.

이 업체 총무부 김정호(45)차장은 "농민을 돕기 위해 직원들이 자원봉사도 펼쳤지만 직접적인 도움을 줄 길이 없나 생각하다 낙과(落果)를 사게 됐다"고 했다.

포스코도 부서별로 낙과 사주기운동을 펴고 있다. 포스코는 부서별로 자매결연한 마을의 배 2백20박스를 샀고, 추가 구매 희망 물량도 1백박스에 이른다. 포스코 박우열(42)홍보과장은 "많은 직원이 농민들의 고통을 덜기 위해 낙과 사주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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