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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폭행·강요' 양진호 회장 체포···"마약 투약도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갑질 폭행 영상' 등으로 논란을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이날 낮 12시 10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양 회장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또 양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4곳을 추가로 압수 수색하고 있다.

경기남부청 사이버·형사합동수사팀 7일 양진호 체포 #양씨 주거지와 사무실 등도 추가 압수 수색 중 #양 회장 "잘못을 인정한다"며 고개 숙여 #경찰, 사이버 범죄와 폭력 등 광범위하게 수사할 듯

경찰은 양 회장이 소환에 불응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전날 법원에서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다.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회사 직원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호송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날 오후 3시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로 압송된 양회장은 "공감할 수 없는 행동으로 공분을 자아낸 것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잘못을 인정한다.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어디에 있었느냐" 등을 묻는 질문에는 "회사 관련으로 수습할 부분이 있었다"며 더는 대답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이 양 회장에게 적용된다고 보고있는 혐의는 7가지다.
양 회장이 국내 웹하드 1, 2위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만큼 웹하드에 음란물을 방치하면서 불법 촬영물 유포·방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양회장이 웹하드 업체와 방대한 자료를 제공하는 헤비 업로더, 불법자료를 거르고 삭제하는 필터링 업체와 디지털장의업체 등이 한통속이 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영상자료를 조직적으로 담합해 유통하고 삭제하는 '웹하드 카르텔'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전 직원을 폭행하는 영상 [뉴스타파]

또 이들 웹하드에 올라온 음란물 중에 몰카나 리벤지 포르노 등 불법 촬영물과 영화나 드라마 같은 저작권 위반 영상물도 상당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저작권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31일 진실탐사그룹 '셜록'과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가 공개한 양 회장의 '갑질·엽기 폭력 영상'도 수사 대상이다.
2015년 4월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촬영된 첫 번째 영상에선 양 회장이 전직 직원 강모씨에게 욕을 하면서 뺨을 세게 때리고 무릎을 꿇게 하고 사과를 강요한다.
경찰은 지난 3일 강씨를 불러 조사한 뒤 양 회장에게 폭행과 강요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31일 공개된 영상에선 양 회장이 "닭을 죽이라"며 직원에게 활과 일본도 등을 사용하도록 명령한다. 경찰은 두 번째 영상에선 양 회장에게 동물보호법 위반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 [사진 뉴스타파]

앞서 경찰은 위디스크와 파일로리 등 두 웹하드 업체가 불법 촬영물 등 음란물 유통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 회장을 수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양 회장의 '갑질 폭행'과 닭을 죽이라고 명령하는 등 '엽기 행각'을 담은 영상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수사를 해왔다.
또 지난 9월과 지난 2일 등 3차례에 걸쳐 양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전방위 압수 수색을 했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이 "닭을 죽이라"고 명령하면서 사용한 일본도와 활, 화살 등을 찾아내 압수했다. 외장형 하드와 USB, 휴대전화 등도 확보해 양 회장의 추가 범행 등에 대한 수사를 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양 회장이 마약 투약을 했다는 등의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서 이런 부분도 광범위하게 수사할 계획"이라며 "포괄적으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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