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지방의 S도시는 같은 기간 세 명의 시장이 차례로 구속됐습니다. 건설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 유권자들은 본의 아니게 '비리 도시의 주민'이란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오늘은 전국에서 3867명의 내 고장 일꾼을 선출하는 날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받기 위해 투표용지에 인쇄된 후보자는 1만2165명입니다. 경쟁률이 약 3.15 대 1이네요. 이들을 꼼꼼하게 따지고 깐깐하게 선택하십시오. 허투루, 대충대충, 묻지마 투표를 하다간 그 손해를 여러분이 고스란히 뒤집어 씁니다. 졸지에 1급지 주민에서 2급, 3급 주민으로 전락할 수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은 오늘 도지사부터 군의원에 이르기까지 6명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특히 기초단체장을 잘 뽑으시기 바랍니다. 기초단체장이란 군수나 구청장, 지방도시 시장같이 내 고장의 예산을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전국에 230명이 있지요. 이들은 '지방 소통령'이라 할 정도로 나의 일상생활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여의도 중앙정치에서 299명 중 한 명으로 활동하는 지역구 국회의원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서울시장과 6개 광역시장, 9개 도의 지사 등 16명의 광역단체장보다 실생활에 훨씬 밀접하지요.
지방의 소통령은 내가 내는 세금의 절반을 주무릅니다. 담배 한 개비 빼어 물 때마다 담배세 48원이, 2500cc급 승용차를 몰면 매일 자동차세 1507원이 구세.군세.시세(지방세)로 빠져나갑니다. 1년 예산이 부산시 중구가 600억원으로 가장 적고, 성남시 예산이 2조원으로 가장 많습니다.
여러분이 투표하지 않으면 우리가 낸 이 많은 세금이 줄줄 새나가도 괜찮다는 의사표시입니다. 기초단체장은 혼자 사는 독거노인에게 연탄 한 장 날라주는 일, 20층 이하 건물을 인가하는 일, 치킨집을 낼 때 도장 찍는 일을 합니다.
독자 여러분, 투표장에 안 가면 엉터리 소통령이 뽑힙니다. 투표하세요.
전영기 정치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