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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 강제입원에 발목잡힌 이재명 반격 "경찰, 검찰에 고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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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전 국회 본관 3층 3식당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기도내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사진 경기도]

지난 3일 오전 국회 본관 3층 3식당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경기도내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 36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사진 경기도]

‘김부선’이 아닌 ‘친형 강제입원’에 발목이 잡힌 이재명 경기지사가 반격에 나섰다. 이 지사는 4일 오전 페이스북에 <‘사건조작 직권남용 경찰’…검찰에 고발키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반격을 알렸다. 그는 수사 경찰과 지휘라인을 고발인 유착, 수사기밀 유출, 참고인 진술 강요, 영장신청 허위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건조작 직권남용 경찰, 검찰에 고발' #4일 페이스북에 글 올리고 반격 나서 #"수사경찰·지휘라인 정치편향적 조작 #독자수사권 가지면 어떨지 모골 송연"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일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제기된 7가지 의혹 중 이 지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적극적으로 부인해 온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 3건을 ‘혐의가 있다’고 봤다. 반면 관심이 집중됐던 ‘여배우 스캔들’ 등 4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지사 페이스북 캡처.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직권남용으로 형님을 강제입원시키려 했다는 경찰 수사결과에 잠시 말문이 막혔다”며 “경찰은 ‘대면 진찰 거부하는 환자에 대한 강제대면 진찰 절차 진행’을 ‘대면 진찰 없이 대면 진찰을 시도했다’는 무지몽매한 순환논리로 ‘직권남용죄’라 주장하고 그에 맞춰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다수 경찰관은 격무 속에서도 나라에 충성하고 국민에 봉사하고 있는데 이 사건 수사 경찰과 지휘라인은 권한을 남용하고 정치 편향적 사건조작으로 촛불 정부 경찰의 명예와 권위를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른다면 법률 무지요 안다면 사건 조작인데, 이런 경찰이 독자수사권을 가지면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하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분당경찰서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최모란 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분당경찰서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최모란 기자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 지사에게 제기된 7가지 혐의 중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검사 사칭, 성남 분당구 대장동 개발 허위 선거공보물 등 3건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여배우 스캔들(허위사실 공표·명예훼손 등 2건)과 조폭연루설, 일간베스트 저장소 활동 등 4건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모두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이 지사를 따라다녔던 의혹들이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이 지사가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보건소장 등 시 공무원들에게 지시해 친형 재선씨(작고)를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켰는지 여부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방송 토론에서도 이런 사실을 부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의혹은 지난 8월 “내가 이때까지 너희 아빠 강제입원 말렸거든?”이라고 언급한 이 지사의 아내 김혜경씨와 재선씨의 딸의 통화내용 녹취 파일이 인터넷 등에 퍼지면서 커졌다.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경기도]

‘경기도 국회의원 초청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 [사진 경기도]

이에 이 지사는 8월 7일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이재선씨 정신병원 입원논란 사실은?’이라는 글을 올려 해명했다. “형의 정신병원 입원은 형수와 조카가 한 일”이라며 재선씨의 입원동의서 등 각종 자료도 공개했다. 2014년 11월 21일 작성된 재선씨의 입원동의서엔 재선씨의 부인과 딸이 보호 의무자로 서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지사가 2012년 당시 성남시장이라는 권한을 이용해 재선씨의 강제입원을 추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장이 필요에 따라 환자를 입원시킬 때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정신과 전문의 대면 상담 절차가 누락돼 있는데도 관계 공무원에게 강제입원을 지속해서 지시했다는 것이다.

수원=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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