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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년 부당해” 아들 의대 진학 위해 시험지 빼돌린 의사母 항소

중앙일보

입력

광주 모 고등학교에서 올 1학기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가 유출된 데 이어 중간고사 시험지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찰이 공개한 시험지 복사본 [뉴스1 ]

광주 모 고등학교에서 올 1학기 3학년 기말고사 시험지가 유출된 데 이어 중간고사 시험지도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경찰이 공개한 시험지 복사본 [뉴스1 ]

광주 한 사립고에서 발생한 ‘고3 시험지 유출사건’과 관련해 학교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각각 징역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학부모와 행정실장, 검찰이 모두 항소했다.

1일 광주지법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2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학부모 A씨(52·여)가 항소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광주 D고교 행정실장 B씨(58)의 변호인도 항소장을 접수했다. A씨와 B씨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도 지난달 31일 A씨와 B씨의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장을 접수했다.

앞서 광주지법 형사10단독 류종명 판사는 A씨와 B씨에게 각각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년, B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경우 최초 A씨의 아들 친구들이 신고했다”며 “아들 친구들은 증거를 모으면서 멘붕에 빠졌고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실하게 시험을 준비한 학생과 이를 뒷바라지한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분노와 불신을 초래했다”며 “특히 사회에 끼친 충격과 분노가 크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양형의 감형 사유가 있더라도 선처보다는 엄중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지난 7월 6~10일 치러진 기말고사, 앞서 4월 25~27일 치러진 중간고사 시험지를 유출해 학사행정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험지 유출 사건은 지난 7월 11일 학생들이 기말고사 시험지가 유출된 것 같다는 신고를 통해 같은 달 12일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였다.

의사인 A씨는 아들이 의과대학에 진학하길 바랐으나 아들의 성적이 떨어졌고, 이에 성적을 올리기 위해 B씨에게 부탁해 시험지를 유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행정실에 보관된 시험지 전부를 복사한 후 원본들 다시 등사실에 넣어두고, 42장 복사본을 A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시험지를 편집해 아들에게는 ‘시험 족보’라고 이야기하고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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