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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충남·광주 유권자 3차 패널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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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울
'현 정부 중간평가'로 선거 인식

서울시민들은 이번 선거를 중앙정부에 대한 평가, 즉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로 인식하는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지역일꾼 뽑는 선거'란 응답이 다른 지역은 40%대에 이르는데 비해 서울은 29%였고, '중앙정부 평가'란 응답은 광주.충남이 10% 미만인데 비해 서울은 21%에 달했다.

정당 및 후보 선호 이유에서도 '지방'보다 '전국'을 의식하는 투표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정당 선호 이유의 경우 '지역발전 노력'(12%)보다 '이념이나 정책'(34%), '다음 대통령 당선 가능성'(26%)을 더 고려했다. 후보 선호 이유에서도 '서울시를 이끌 자질'(28%)보다 후보의 '인품이나 도덕성'(54%)을 더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의 열세는 낮은 정당지지도 외에 선거이슈 선점 실패 때문이었다. '지방권력 교체론'은 1차 때 이미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7%였고 3차 땐 71%로 늘어났다. 강 후보는 서울시청을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 자리에 신축하는 것을 찬성한 의견이 1차 때 이미 70%를 넘었고,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의 정수기 광고도 2, 3차 조사에서 서울 유권자 5명 중 4명 이상이 '문제가 없다'거나 '선거법 위반이 아니다'고 답해 이미 이슈가 아니었다.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부산
"지지 후보 안 바꿨다" 가장 높아

다들 이번 선거는 밋밋하고 재미가 없다고 한다. 부산이 특히 그랬다. 후보 지지 이유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비례대표를 뽑는 선거에서 광역단체장과 동일한 정당에 투표하겠다는 비율이 타지역에 비해 10%포인트 정도 높게 나타났다.

'지지 후보를 변경하지 않았다'는 응답 역시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장 높았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다른 지역에선 '두고 봐야 한다'는 응답이 더 높은 데 비해 부산에서만 선거 결과가 '뻔하다'는 응답이 2차와 3차 조사 모두 더 많았다.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 역시 4개 지역 중 가장 냉담했다. '이번 선거에서 지역주의가 약화되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게다가 이번 3차 조사에선 부산에서만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지역주의 약화)보다 우세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후보 선택에 도움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도 4개 지역 중 부산 유권자들이 가장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서현진 성신여대 교수

충남
한나라당 지지율 꾸준히 올라가

행정수도 이전이 업적인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충청권의 고전은 예상 밖이다. 현직 도지사(심대평)의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중심당도 마찬가지다. 세 차례 패널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한나라당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1차 때 39%에서 2차 때 45%, 이번 조사에선 54%로 나타났다. 게다가 박근혜 대표 피습으로 인해 후보 선택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지역도 충남이었다(20%). 한나라당 상승세는 비례대표 정당 지지와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1차 조사 때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인지를 묻자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29% 대 22%였다. 그러나 이번 3차 조사에선 41% 대 21%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났다.

충청권에서의 한나라당 상승세는 열린우리당 혹은 후보에 대한 여론 악화에 따른 것이 아니란 점에 주목해야 한다. 부동층을 끌어들여 지지도 우위가 나타난 측면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로 충청권 지지층 확보에 나선 열린우리당의 기대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장수 고려대 강사

광주
열린우리.민주 경쟁 속 '인물'이 초점

반한나라당 정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경쟁 구도 속에서 '인물'이 판세를 결정하고 있다. 민주당 박광태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기반으로 막판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1차 조사 때의 지지자 유지 비율이 2차(88%)에 이어 이번 3차에서도 높게 유지된 반면, 열린우리당 조영택 후보는 1차 조사 때의 지지자 유지 비율이 2차 때 57%였고 이번에도 크게 높아지지 않았다. 박 후보는 초기 지지자를 거의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부동층 일부까지 흡수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조 후보 역시 부동층 일부를 포섭하긴 했지만 기존 지지자 중 일부가 이탈해 부동층 흡수 효과가 상쇄됐다. 이전 선거 결과에서 보듯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호남 정서를 양변해 대변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 유권자들은 두 정당에 대한 선호도에서 그다지 큰 차를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정당 간 선호도 차이가 크지 않다면 후보자 평가가 지지 후보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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