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지수 6개월 연속 하락…사실상 경기 하강 진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경제가 사실상 하강 국면으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8.6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내림세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개월 연속 하락 또는 상승하면 경기가 전환한 것으로 판단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이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후폭풍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됐던 2015년11월부터 2016년4월까지 이후 약 2년5개월 만에 최장 기록이다. 지수의 절대치 자체로도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8월 기록한 98.8을 뚫고 더 내려가 98.6까지 떨어졌다. 이에 정부는 경기전환점 여부를 공식화할 것인지 검토에 나서기로 했다.

나머지 지표도 좋지 않다.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06.6으로 전월보다 1.3% 내려갔다. 2013년 3월(-2.0%)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서비스업은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지만, 자동차ㆍ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줄었다. 전산업 생산지수는 올해 들어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액지수는 9월 108.8을 기록, 전달보다 2.2% 줄었다. 지난해 12월 2.6% 하락한 이후 9개월 새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2포인트 떨어지며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기업의 투자 수준을 나타내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2.9% 증가하며 7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의 공장 증설 등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 특수산업용기계류 투자가 11.5% 늘어난 덕에 90년대 후반 이후 최장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흐름을 끊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설비투자가 7개월 만에 증가했지만, 주요 지표가 대부분 감소세로 전환하거나 지속하면서 전달보다 위축됐다”며 “동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경기 전환점을 공식화하려면 종합 판단과 전문가 의견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으나, 과거에 비해 늦지 않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