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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끝낼 수 있었는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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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32강전 1라운드> ●스웨 9단 ○최정 9단

9보(130~148)=바둑이 종반에 다다르고, 차이가 극미해진 상황에선 사소한 실수 하나가 결정적인 패착으로 이어진다. 최정 9단은 다년간의 승부 호흡으로 지금이 얼마나 위태로우면서도 중요한 순간인지 직감했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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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순간, 스웨 9단이 의문의 수를 뒀다. 135가 바로 그것. 아마도 흑의 연결고리가 약한 것이 신경 쓰여 둔 듯한데, 모양이 좋지 않다. 지금 당장 급한지도 의문이다. 최정 9단은 본능적으로 상대의 빈틈을 날카롭게 파악했다. 그리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수읽기에 집중했다. 하지만, 초읽기에 몰려 온전한 수읽기가 어려웠던 걸까. 당장은 최선의 수를 찾지 못했다.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해 선수로 판단하고 136으로 단수쳤는데, 당장 둬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니었다.

참고도 1

참고도 1

최정 9단도 복기하면서 알게 됐지만, 지금은 136 대신 '참고도1'처럼 백1, 3으로 우상을 공략했어야 했다. 이하 백21까지 수순으로 흑이 잡힌다. '참고도2' 흑8, 10으로 끊는 것은 중앙의 흑 여섯 점이 잡혀서 안 된다. 이렇게 되면 바둑은 꼼짝없이 끝난다.

참고도 2

참고도 2

하지만, 실전에선 스웨 9단이 137로 백 한 점을 따내면서 승부를 결정지을 황금 같은 기회가 사라졌다. 기회를 놓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최정 9단은 승리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40부터 48까지 백은 양 귀에서 알토란 같은 실리를 얻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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