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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모니터단은 C학점 줬는데…홍영표 “종합평가 ‘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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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지난 29일 막을 내린 2018년 국회 국정감사(지난 10~29일)와 관련해 “집권여당으로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수·우·미·양·가 중에 ‘수’를 주겠다”고 자평했다. 홍 원내대표는 30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유치원 비리 등 ‘생활적폐’ 문제는 오히려 여당이 문제를 제기해 실체적 진실을 밝혔고, 당·정·청이 함께 발 빠르게 근본 대책을 세우는 성과까지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30일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홍 원내대표는 “보도자료 수를 보면 민주당이 여당이었음에도 1675건, 자유한국당은 721건이었다(각 당 홈페이지에 게시된 자료 기준)”며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국감을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준비했고, 좋은 내용이 많았다. 민주당으로서는 굉장히 알찬 국감이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평가는 이번 국감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본 ‘국정감사NGO모니터단’과 사뭇 달랐다. 모니터단은 국감 기간 막바지에 낸 자료를 통해 “올해도 법치와 민주주의가 실종된 구태 국감의 재연”이라며 ‘C학점’을 줬다. 그러면서 “이번 국감에는 100명이 넘는 기업 증인을 불러 ‘기업 국감’으로 전락하는 바람에 정작 정부에 대한 감사는 형식적이거나 소홀했다”고 혹평했다.

홍 원내대표는 화살을 야당에 돌렸다. 그는 “야당의 건전하고 합리적인 비판에 대해서는 정부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시정조치를 철저하게 취해야 한다”면서도 “(야당은) 평양선언이나 남북군사합의서 비준 등을 놓고 전보다 더 심하게 정쟁으로 일관하며 정부의 노력을 폄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취업비리 문제를 제기하며 서울시청 1층 로비에 기습 난입하는 등 (이번 국감 중) 총 16번 정도의 파행이 발생했는데, 결국 자유한국당이 파행시켜놓고 유감을 표명하며 복귀하는 일이 반복돼 저도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장병완 민주평화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지난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이 요구한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에 대해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감사원에서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제가 있다면) 오히려 우리가 국정조사를 요구하겠다”며 “국정조사를 남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에서 마치 조직적이고 엄청난 비리가 있는 것처럼 얘기했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국감에서 확인했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 재판을 위한 특별재판부 구성과 관련해선 “한국당도 정쟁 사항으로 보지 말고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함께하도록 마지막까지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가 요구조건이긴 하지만, 한국당도 사법농단 의혹을 제대로 재판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공유하고 있다”며 “협상의 여지가 있으니 최대한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특별재판부 설치 건과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안 처리 등을 놓고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가운데, 이들을 맞교환(빅딜)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홍 원내대표는 “개별 사안이어서 이걸 고리로 (연계)할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특별재판부 설치 외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법관 탄핵과 국회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선 “탄핵은 현재 헌법과 법률로 가능하기 때문에 나중에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국정조사는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지난달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지난달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한편 홍 원내대표는 전날 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통일부 국감에서 제기해 논란이 됐던 북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발언(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한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과 관련해 “빨간 색안경을 쓰고 보면 빨갛게 보이는 것”이라며 “말 한마디 갖고 굴욕적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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