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로파일러가 본 정신질환과 강력범죄의 관계

중앙일보

입력

최근 벌어진 강력 범죄마다 가해자에게 '정신질환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가)가 본 조현병과 강력범죄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권일용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원 교수가 3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22일 오전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스1]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가 22일 오전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되고 있다. 이날 경찰은 김성수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뉴스1]

권 교수는 최근 발생한 부산 아파트 일가족 살인 사건, PC방 살인 사건 등에 대해 "모든 범죄 현상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가진 공통 심리는 내가 이들로부터 철저하게 무시당했다는 생각, 자존감의 훼손을 입었다. 이것을 갚아주겠다 하는 비정상적인 보복심리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존감 상실 등은 보통 사람도 겪는 일인데 그게 범죄로 연결되는 경우는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1000명의 범죄자를 만나보니까 내린 결론이 있다. 이들은 주변에 그런 고통을 상의하고 나눌 사람이 없다는 것"이라며 "같은 감정을 경험하면서도 우리가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내 가족이 있고 또 그걸 나눌 수 있는 친구나 동료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가 지지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권일용 교수.

권일용 교수.

결과적으로 심리적인 고립 또 사회적인 고립들을 통해서 범죄자들이 이런 폭력적인 방법이 아니면 극복할 수 없다는 사고에 빠지게 되면 범죄를 실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조현병에 대해서는 범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지금 치료 받는 조현병 환자들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고 강조하며 "사회적 낙인이 더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현병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 가운데 범죄 동기가 형성될 가능성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료를 벗어난 사람들이 장시간 지나면서 범죄 동기가 형성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사실 직접적인 동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누구라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지만 그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보니까 조현병이나 망상이 있더라. 이렇게 표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