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이 온통 늦가을 분양시장의 ‘로또’에 쏠려 있다. 정부의 잇따른 고강도 대책으로 주춤해진 기존 시장의 풍선효과만은 아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주변 시세와 분양가 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재건축·재개발 분양시장은 ‘로또 노다지’나 다름없다.
늦가을 분양시장 '로또 노다지' #대개 3.3㎡당 1000만원 저렴 #압권은 10년만의 강남 펜트하우스 #예상 분양가는 40억원 이하 #몸값은 60억원 이상 예상 #
백미는 수십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강남 펜트하우스다. 이달 말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들어갈 예정인 서초구 서초동 우성1차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리더스원에서다.
이 단지가 분양보증을 받은 분양가는 3.3㎡당 4489만원이다. 주변 새 아파트 시세는 3.3㎡당 5500만~6000만원이다. 이 단지에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분으로 꼭대기 층 고급주택인 펜트하우스가 10년 만에 나온다. 205㎡(이하 전용면적)와 238㎡다. 각각 1가구다. 보기 드물게 조합원이 선택하지 않아 일반분양분으로 나오게 됐다.
2007~8년 분양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 이후 일반분양분으로 가장 큰 주택형이다.
분양가는 238㎡가 40억원, 205㎡가 35억원 선이다. 대개 펜트하우스는 단위면적당 분양가를 훨씬 높게 매긴다. 희소가치 때문이다. 래미안리더스원은 거의 평균 가격을 적용했다.
238㎡의 시세가 얼마쯤으로 평가받을까. 주변에선 비교할 만한 단지가 없다. 이 단지 옆 래미안서초에스티지S나 래미안서초에스티지(옛 우성3차)에서 가장 큰 주택형은 138㎡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 펜트하우스가 일부 있지만 시세 가늠이 어려워 한국감정원이나 국민은행이 제공하는 시세 정보가 없다. 실거래가격 등으로 추정해야 한다.
3.3㎡당 시세가 6000만원이 넘는 래미안퍼스티지·반포자이에 222㎡와 244㎡가 있다. 올해 최고 실거래가격이 래미안퍼스티지 41억5000만원, 반포자이 39억7000만원이다. 둘 다 3.3㎡당 가격으로 보면 5000만원 이하로 단지 평균도 되지 않는다. 해당 주택형 가구 수가 200가구 정도로 희소성이 떨어져서다. 펜트하우스라기보단 대형 주택인 셈이다.
3.3㎡당 평균 시세가 7000만원이 넘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에 234㎡ 4가구가 있다. 2016년 입주 후 거래가 아직 없다. 올해 1월 1일 기준 공시가격은 40억원 선이다. 공시가격이 시세의 60% 정도인 데다 올해 집값 급등을 고려하면 현 시세가 70억 이상은 충분히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남권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대단지가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95㎡이고 62억원이었다. 아이파크 평균 시세가 3.3㎡당 6200만원 선이다.
업계는 래미안리더스원 펜트하우스 시세가 3.3㎡당 7000만원은 나갈 것으로 본다. 238㎡가 60억원 이상이고 205㎡는 50억원가량이다. 238㎡ 분양가가 40억원이면 시세차익이 2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당첨만 되면 엄청난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돈이 많아도 소용없다. 집이 없어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에서 85㎡ 초과 물량의 절반은 무주택세대주를 대상으로 청약가점제로 당첨을 가린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 등으로 계산한 청약가점 순으로 당첨자를 뽑는 방식이다. 1가구는 나눌 수 없어 가점제 대상이다.
앞서 가점제로 분양한 가장 비싼 강남권 아파트가 지난 3월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지아개포였다. 173㎡ 4가구와 176㎡ 1가구였다. 분양가는 각각 30억1000만원과 30억6000만원이었다. 가점제 몫인 173㎡ 2가구와 176㎡ 1가구는 모두 무주택자에게 돌아갔다. 당첨자 가점이 72~73점과 41점이었다. 72점 정도를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기간 각각 15년(각각 32점, 17점 만점), 부양가족 수 4명(25점)이어야 한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