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도 지도할 수 있다’ 에티오피아 ‘첫 여성 대통령’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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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레-워크 쥬드 에티오피아 신임 대통령 [AFP=연합뉴스]

사흘레-워크 쥬드 에티오피아 신임 대통령 [AFP=연합뉴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의 상징적인 국가 원수인 대통령에 처음으로 여성이 선출됐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의회는 새 대통령에 여성 외교관인 사흘레-워크 쥬드(68)를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에티오피아 의회는 물라투 테쇼메 전 대통령이 갑자기 사임함에 따라 새 대통령을 뽑았으며, 에티오피아에서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원내각제인 에티오피아는 행정부 수반인 총리가 실질적으로 국정을 담당하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 원수로 통한다. 대통령은 법률 공포, 외국 대사의 신임장 접수, 사면권 행사 등의 권한을 갖는다.

대통령의 임기는 6년이고 한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태어난 쥬드 신임 대통령은 프랑스의 몽펠리에 대학에서 자연과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프랑스·지부티·세네갈 등에서 에티오피아 대사를 지냈고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직전에는 아프리카연합(AU)에서 유엔 대표로 활동했다.

그는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직후 “나는 평화 부재로 가장 먼저 고통받는 어머니의 이름으로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를 지켜달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 대통령의 등장은 에티오피아에서 최근 여성이 정치적으로 중용되는 분위기를 보여준다.

앞서 아비 아흐메드(42) 에티오피아 총리는 지난 16일 내각을 개편하면서 전체 장관 20명의 절반인 10명을 여성으로 채웠다. 에티오피아 국방장관에 처음으로 여성을 임명했고, 신설된 평화장관에도 여성을 발탁했다.

당시 아흐메드 총리는 “여성 장관들이 ‘여성은 지도할 수 없다’는 옛말이 틀렸음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흐메드 총리는 올해 4월 취임한 뒤 반체제 인사 대거 석방, 분쟁국 에리트레아와의 종전 선언 등 잇단 개혁적 조치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는 인물이다.

에티오피아 총리실의 피섬 아레가 수석보좌관은 트위터에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여성 국가 원수의 임명은 미래를 위한 기준을 만들 뿐 아니라 여성들을 공적인 의사 결정자로서 정상화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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