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에서 목욕하던 70대와 60대 남성이 탕 안에서 갑자기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남 의령에서 목욕하던 노인 2명 탕 내에서 사망 #경찰 전기 감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
23일 오전 5시 40분쯤 경남 의령군 한 사우나 2층 남자 목욕탕 안에서 A씨(72)와 B씨(68)가 쓰러져 있는 것을 사우나 관리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 30분 뒤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남탕 내부에는 10여명의 손님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를 당한 두 사람은 온탕과 냉탕에 각각 들어가 있었다. 이후 ‘악’하는 비명과 함께 냉탕과 온탕에 있던 두 사람이 잇따라 의식을 잃었다. 놀란 손님들이 두 사람에게 달려갔으나 두 사람은 이미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당시 현장을 목격한 한 손님은 경찰 조사에서 “냉탕에서 의식을 잃은 한명을 구하기 위해 냉탕으로 발을 담그자마자 찌릿한 느낌이 들어 겨우 발을 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우나 측은 사고 전날인 22일 사우나 지하실에 있는 전기모터 수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온탕의 물거품 발생 장치와 냉탕에 천장에서 찬물이 떨어지는 장치에 연결된 전기 배선 공사도 다시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두 사람이 이 장치를 사용하는 버튼을 눌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전기 배선 공사 등을 한 것을 토대로 두 사람이 탕 안에 있다가 전기에 감전돼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숨진 두 명의 주검을 부검하는 한편 24일 한국전기안전공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사고현장을 감식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와 사우나 관계자를 상대로 당시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감전사 가능성이 크지만, 두 사람이 어떻게 전기에 감전됐는지는 좀 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령=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