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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수출 중단에 왕세자 교체설까지…사우디에 압박 높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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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카슈끄지 암살설’에 휩싸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대한 서방 국가의 압박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대(對)사우디 무기 수출국’인 독일은 무기 수출 중단 결정을 내렸고, ‘원유 수입국’인 미국 의회에선 사우디 왕세자 교체설까지 제기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과 관련해 “진상이 완전히 규명될 때까지 사우디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지방선거 지원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현재 상황에선 무기를 수출하면 안 된다’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전날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이 “(현재로선) 사우디에 대한 무기 수출에 동의하는 결정을 내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힌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지난달 독일 정부는 올해 사우디에 4억1600만유로(5401억원) 상당의 무기 수출을 승인한 바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앞서 이날 독일은 영국·프랑스 당국과 함께 “카슈끄지의 사망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문을 발표했다. 3개국은 공동 성명에서 “지난 2일(카슈끄지의 실종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해명이 시급하다. 이는 상당히 신뢰할만한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우디 왕세자 교체를 주장한 랜드 폴 미국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사우디 왕세자 교체를 주장한 랜드 폴 미국 상원의원. [AP=연합뉴스]

 같은날 미국 의회에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카슈끄지 암살설의 배후로 지목했다. 일부 의원은 왕세자에 대한 교체설까지 제기했다.

 밥 코커(공화당)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그(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면 이미 선을 넘은 것이다. 처벌과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랜드 폴(민주당) 상원의원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카슈끄지 암살설엔) 왕세자가 연루됐으며, 그것을 지휘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는 “제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왕세자가 교체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딕 더빈 상원의원(민주당) 역시 NBC ‘밋 더 프레스’에서 “모든 곳에 왕세자의 지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그렇게 보인다”고 대답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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