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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문 대통령 지인들 … 군 상관은 상록CC 대표, 친구는 해양공사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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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노창남(左), 황호선(右)

노창남(左), 황호선(右)

문재인 대통령의 군 복무 당시 상관이 최근 공무원연금공단 산하 기관의 대표로 취임해, 야권이 “대통령 입김이 작용한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노창남 대표, 3일 만에 인선 통과 #경남중·고 동기 황호선 새 사장은 #해운경력 전혀 없이 기용돼 논란

공무원연금공단이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군대 시절 상관인 노창남(67)씨가 지난달 공무원연금공단이 운영하는 화성상록골프장의 대표로 취임했다. 상록골프장은 전·현직 공무원을 위한 후생복지시설로 경기 화성 외에 충남 천안, 전북 남원, 경남 김해 등 4곳에 있다.

1998년 이후 상록골프장 경영진은 대부분 연금공단 퇴직자가 맡았다. 노 대표는 공단과 아무런 연고가 없다. 노 대표 임명은 8월 28일 서류심사, 29일 면접 및 후보자 추천을 위한 이사회 개최, 30일 주주총회에서 인준 등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비록 공모였지만 사실상 문 대통령과 가까운 노 대표의 임명을 위한 요식 절차였다”며 “그간 정치와 무관한 인사가 상록골프장 경영진을 맡는다는 관행마저 깨트려버렸다”고 비판했다.

노 대표는 문 대통령이 1975년 1공수 특전여단에 이등병으로 배치됐을 때 같은 부대 교육 장교(중위)였다. 지난해 2월 개인 블로그에 ‘노창남 특전사, 문재인을 만나다’라는 글로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지난해 대선 때 문 대통령의 안보자문기구인 더불어국방안보포럼의 회원이었고, 언론에 문 대통령의 군대 시절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노 대표가 문 대통령과 각별한 관계인 것은 맞지만, 과거에도 골프장 운영에 관여한 경력이 있다”고 해명했다. 노 대표는 군 골프장인 남수원CC(전무)와 경남 함양의 스카이뷰 CC(부사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올 6월 출범한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초대 사장에 문 대통령의 경남중·고 동기인 황호선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교수가 임명돼 비슷한 논란이 일고 있다. 황 사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문 대통령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 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다.

당시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이 지원 유세에 직접 나섰다. 야당은 자본금 3조 1000억원에 달하는 공사의 수장에 해운 분야 경력이 전혀 없는 학자 출신을 기용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황 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물류와 국제금융 학자이면서도 15년 전부터 실물경제와 정부 정책에 관여를 많이 했다”고 해명했다.

야권에선 문 대통령의 손아랫동서인 김한수 건양대 스포츠의학과 교수가 지난해 4월 대전 테크노파크 이사로 합류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대전 테크노파크는 지역 혁신사업간 연계 조정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으로 주로 IT나 인공지능 바이오 등의 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대해 대전 테크노파크 측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지역스포츠 융복합산업 거점육성사업 예산을 땄는데 이에 맞는 전문성을 고려해 김 교수를 영입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 가족 관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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