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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열려라 공부' 실용적 … '미술동네 삼청동' 은 유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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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앙일보 22일자 1면 "테러는 분열, 증오 먹고 자란다"는 톱 카피는 당장 신문을 열어보고 싶게 만들 만큼 훌륭했다. 그러나 신문을 펴 보면 정치적 이유만이 아니라 지면한계가 있지만 이런 사이키델릭한 범죄자들이 나오는 사회심리.의학적인 면 등도 자세히 살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천박한 자본사회가 만든 가치와 정서, 욕망만을 주입시키는 교육 현장에 대한 좀 더 심층적인 분석과 해결방법들은 절박하다.

시를 안 읽고 책을 안 사보고 자신의 문화.내면이나 감수성을 키우지 않는 풍토에선 폭력을 열망하는 사람들이 더 늘 수밖에 없다. 그래서 뜻깊었던 "중산층을 되살리자" 기획기사만큼이나 '마음을 되살리자'고 할 기사가 절실하다. '햄릿'에서 "먹고 잠자는 데 삶의 대부분을 쓴다면, 사람이란 대체 무엇인가? 짐승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라 한 셰익스피어의 통탄이 현대엔 더욱 절감된다. 현재의 경제.사회적 체제는 잘못된 인성교육, 잘못된 생활방식으로 병든 사회를, 병든 인간을 만들고 경제 몰락까지 부추긴다는 면에서 중앙일보는 지금보다 더 문화면을 강화시켰으면 한다.

전철.택시.기차든 고속버스를 타든 어디를 가든 텔레비전이 켜져 돌아간다. 원하지 않아도 보게 되고, 책을 보거나 사색에 잠기고 싶어도 도저히 안 되는 풍토. 견딜 만한데도 스팀과 에어컨 펑펑 켜대고, 특히 외출해서 먹을 줄만 알지 집에 가져와 분리수거할 줄 모르는 천박한 습관. 정신 못 차리는 한국인의 생활문화, 잘못된 습관을 바꾸는 의식화공부가 필요한데 중앙일보가 나서 실천방법 모색 기사를 다뤄 주시길 간절히 소망한다.

이 와중에 '미리 가 본 2050년의 한국' '저출산 고령화시대 재테크 십계명' 등 "1.08 인구재앙 막자"는 특집기사는 순발력 있고, 유익했던 기사로 매주 목요일이 기대된다. 하다 만 느낌이 들지 않게 구석구석 심도있게 다뤄 주시길 기다리겠다. '고구려는 살아 있다'와 '지구적으로 오지랖 넓은 사람들'을 잘 보았고, '문화in' 에서 '미술동네 삼청동'은 유익했다. NIE 신문활용교육코너와 오려서 철해 두고 싶은 '열려라 공부'는 여전히 실용적이다.

그럼에도 중앙일보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새만금 때와 마찬가지로 대추리 미군기지 이전 문제의 시선이 모호하다는 느낌이다. 타 신문에서 "미국이 한발 물러난 일본의 대추리"를 보며 중앙일보에도 이런 희망적인 기사가 실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독일에선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생태관광으로 엄청난 수입을 거둘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에코(Eco) 문화관광 추세로 바뀌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중앙일보식 비장(秘藏)의 카드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제 무엇을 하고 만들든 지구적 차원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될 생존 패러다임이 펼쳐지고 있다.

신현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