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풍’을 ‘화냥기’에 비유한 이외수 “여성비하 의도 없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외수 작가가 지난해 12월 21일 경남 함양군 문화예술회관에서 '함양여중 학생 대상 특강'에 앞서 임창호 함양군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함양군 김용만 제공=뉴스1]

이외수 작가가 지난해 12월 21일 경남 함양군 문화예술회관에서 '함양여중 학생 대상 특강'에 앞서 임창호 함양군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함양군 김용만 제공=뉴스1]

이외수 작가가 단풍을 ‘화냥년’에 빗대어 묘사했다가 여성비하 논란이 일자 해명했다.

이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단풍 사진과 함께 짤막한 글귀를 올렸다. 그는 단풍을 ‘저 년’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을 버리고 간 여성에 비유했다. 이외수는 단풍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을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화냥기를 드러내 보인다’고 묘사했다.

그는“단풍. 저 년이 아무리 예쁘게 단장을 하고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화냥기를 드러내 보여도 절대로 거들떠보지 말아라. 저 년은 지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해라. 저 년이 떠난 뒤에는 이내 겨울이 닥칠 것이고 날이면 날마다 엄동설한, 북풍한설, 너만 외로움에 절어서 술독에 빠진 몰골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라는 글을 적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이 작가의 글 속의 욕설과 ‘화냥기’라는 문구가 여성을 비하한다고 지적했다. 시대착오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시선이 글에 드러나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른 이들은 해당 글을 문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작가가 글을 쓰면 그 글의 전체적인 행간과 비유 의미를 봐야지. 한 단어 떼어내며 여성 비하라는 덫을 씌우면 작가의 상상력을 죽이는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이외수는 “글에 쓴 화냥기라는 표현은 단풍의 비극적이면서도 해학적이면서 단풍의 처절한 아픔까지를 함유한 단어를 선택하려는 의도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는 둥 여성을 비하했다는 둥 하는 비난은 제 표현력이 부족한 결과로 받아들이겠다”며 “여성을 비하할 의도나 남성 우월을 표출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이 작가는 트위터에 올린 ‘단풍’ 글은 삭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