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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250km 강풍, 30cm 폭우에 플로리다 해변 초토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멕시코만을 따라 북상해온 허리케인 ‘마이클’이 미국 플로리다주 북서쪽의 팬핸들 지역을 강타했다.

허리케인 마이클, 플로리다 북서쪽 강타 #카테고리 4등급으로 급격히 세력 키워 #위력 간과한 주민 대피 안해 인명피해 우려 #북동 방향 이동중…버지니아 거쳐 대서양으로

10일(현지시간)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날 낮 2시쯤 허리케인 마이클이 플로리다주 멕시코비치에 상륙했다. 열대성 폭풍으로 분류된 마이클이 미 대륙 상륙을 앞두고 멕시코만의 뜨거운 수증기를 머금으면서 순식간에 세력을 카테고리 4등급으로 키웠다. 상륙한지 6시간도 안돼 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26만여채에 전기공급이 끊겼다.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에 상륙한 허리케인 마이클이 야자수 나무를 뽑을듯 강풍을 내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에 상륙한 허리케인 마이클이 야자수 나무를 뽑을듯 강풍을 내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허리케인 중심 부근의 최대 풍속은 155마일(시속 250㎞)에 달했다. 풍속이 시속 111마일(179㎞) 이상이면 카테고리 3등급으로 분류되며, 카테고리 3∼5등급을 메이저급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마이클은 미 대륙에 상륙하기 40시간 전부터 급격하게 세력을 키우면서 더 많은 인명피해를 예고하고 있다. 이미 그린스보로 인근에서 무너지는 나무에 깔려 한명이 숨졌다고 이 지역 보안관이 밝혔다.

플로리다 주도인 탤러해시의 앤드루 길럼 시장은 “너무 빨리 위력이 커지고 있다”면서 “열대성 폭풍에 대비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4등급 허리케인을 맞게 됐다”고 우려했다.

마이클의 상륙을 앞두고 플로리다주는 3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보하고 20개 카운티의 해안지대 37만5000명에게 강제대피령을 내렸다. 그러나 당초 열대성 폭풍으로 예보된 까닭에 절반 정도만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카테고리 4등급으로 상륙한 마이클은 가공할 위력을 과시했다. 한때 최대 등급인 5등급을 넘나들 정도의 강풍과 30㎝에 달하는 강우량, 4m를 넘는 파도 때문에 멕시코비치의 해안가 주택과 시설물이 모두 물에 잠기고 지붕 일부가 날아가버렸다.

허리케인 마이클이 휩쓸고 지나간 뒤 초토화된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거리. [AP=연합뉴스]

허리케인 마이클이 휩쓸고 지나간 뒤 초토화된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 거리. [AP=연합뉴스]

CNN은 1992년 플로리다주 남쪽을 강타한 허리케인 앤드루 이후 가장 강력한 위력의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덮쳤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클의 피해상황을 보고 받고 연방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해지역에는 주 방위군 2500명과 구조대원 1000여명이 투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대피하지 않으면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다”면서 즉각적인 대피를 권고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 또한 기자회견과 트윗을 통해 “마이클은 플로리다를 강타하는 100년 만에 최악의 허리케인”이라며 “지금 당장 피난처로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기ㆍ수도ㆍ가스 등 유틸리티 복구인력 1만7000여 명도 비상대기에 들어갔고, 일대 지역의 관공서와 학교, 대학은 일제히 폐쇄됐다.

허리케인 마이클이 휩쓸고 지나간 뒤 초토화된 파나마 시티. [AFP=연합뉴스]

허리케인 마이클이 휩쓸고 지나간 뒤 초토화된 파나마 시티. [AFP=연합뉴스]

원유 생산 인력들도 대피하면서 멕시코만 해안지대 원유 생산의 약 40%, 천연가스 생산의 33%가량 일시적으로 감소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허리케인 마이클은 미 대륙 상륙이후 카테고리 3등급으로 축소돼 시속 25㎞의 속도로 북동쪽을 향해 움직였다. 이날 오후 8시쯤에는 조지아주에 상륙했고, 세력도 1등급으로 낮아졌다. 11일 오전 8시쯤에는 지난달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홍수로 할퀴고 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에 들어선다. 피해복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이다.

마이클은 11일 오후 8시쯤 버지니아주 남부 해안을 통과해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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