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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 한 달째 검찰 물 먹이는 「고문베테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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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교심이 뒤집어 쓴 꼴>
○…과외 금지조치 개선안 마련을 위한 중앙교육심의회의 심의가 갈팡질팡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 기구의 성격과 운영방식에 강한 회의가 대두.
특히 지난해 5월 중교심 발족 이후 과외문제를 비롯해 고교평준화, 교장임기제, 5세 입학 및 월반·유급제, 교육재원·확보 등 주요 현안문제에 대해 모두결론을 유보하고 있는 것은 확고한 정책적 소견이없 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
또 위원들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분위기가 강하며 심의과제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수렴과 연구보다는 상식적인 접근이 많아 효율적인 정책대안마련이 어렵다는 견해.

<시민들에 불편만 줘>
○…서울시를 5∼6개의 도시로 분할한다는 구상이 정부 측에서 흘러나와 보도되자 서울시 간부들은 『시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럴 수가 있느냐』며 흥분.
시 직원들은 『지자제실시에 대비, 민선 서울시장의 권력을 분산시켜 각 정당이 나눠 먹겠다는 데서 이해가 일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 하더라도 서울시 분할은 시민에게 불편만 더해줄 뿐이니 결국 시민들이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

<미리짠 게 아니냐 의혹>
○…검찰은 전민청련의장 김근태씨 고문사건과 관련, 잠적한 경기도경 이근안 경감이 수배 한 달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자 전전긍긍.
당초 검찰은 이경감의 신병확보 등 사건처리를 낙관, 한창 진행중이던 5공 비리수사에 포함시켜 빛을 내도록 5공 비리 특별수사부에 이 사건을 맡겼으나 이경감의 도피로 오히려 혹 한 개를 더 붙인 격이 된 것.
한 검찰관계자는 『설마 국민들이 검찰이 경찰과 짜고 안 잡는다고 믿기야 하겠느냐』면서도 『신병확보부터 해놓고 수사계획을 발표하는 게 편법이긴 하지만 바른 수순이었다』고 아쉬워하기도.

<사복 전경에게도 완장>
○…최근 경찰이 빈발하는 각종 강력 사건에 대해속수무책이라는 비난여론이 크게 일고 있은 가운데 서울시경은 각 일선경찰서에 『가능하면 시민들의 눈에 경찰이 열심히 (?) 근무하는 인상을 주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치안의 내실보다 겉모양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
관내에서 발생한 미국인 여강사 피살사건을 해결하지 못해 서장이 경고까지 받은 서울강남경찰서의 경우 이에 따라 형사들의 소유차량에 「특별방범차량」이라는 깃발을 붙이게 하고 순찰근무를 도는 사복 전경들에게 완장을 차게 하는 등 부산을 떨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여론이 일고 나서야 허겁지겁 체면치레만 하려는 바로 그같은 사고방식이 경찰의 고질적 병폐』라고 일침.

<체면살리기에 급급>
○…5공 비리를 수사중인검찰은 이학봉씨를 구속한 뒤 『거물을 잡았다』는 칭찬보다 『직권남용죄밖에 못 찾았느냐』는 비난과 함께 공소유지의 어려움 등이 지적되자 무척 당황.
검찰은 이씨뿐만 아니라 장세동·이원조씨 등에 대해서도 뇌물 등 개인비리보다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키로 하고 이학봉씨 구속의 반응에 특히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인데 부정적인 반응이 우세하자 난처해진 것.
이와 관련, 일부 재야법조계에서는 『검찰이 5공 핵심인물들의 개인비리를 찾지 못해 그랬겠느냐』며 『5공 핵심인물에 대한 직권남용죄 적용은 검찰·피의자·정부여당의 체면을 모두 살리는 검찰의 명처방(?)』이라고 비아냥.

<노동부 불똥튈까 우려.
○…노동부는 현대테러사건직후 노동부 울산사무소장이 안기부 분소장·보안대강·시장·경찰서장 등과 3차례의 「관계기관대책회의」를 갖고 사건직전 울산 서대공 과장과 함께 현대노조대의원교육을 시킨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에 오르자 노동부에도 문책의 불똥이 튀지 않을까 좌불안석.
노동부의 한 간부는 근로자입장에 서서 특수 공안기관의 노사문제개입을 막아야할 노동부소장이 그들과 함께 행동한 사실이 나타났는데도 『지역문제해결을 위해 관계기관 간부들이 의견을 나누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며 공안기관이 개입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오히려 비호.
노동부는 또 이번 테러사건과 관련, 회사간부들의 노동법 위반여부를 가려 의법 조치한다며 조사반을 파견하기까지 했으나 한유동 전무가 현대엔진전무여서 피해자와 사용종속관계가 없는 데다 현대중공업 간부들도 별다른 부당노동행위가 없어 노동법을 적용한 처벌은 쉽지 않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빼는 분위기.

<노점상들 실망의 빛>
○…평민당 김대중 총재는 16일 서울여의도당사를 찾아 지원을 호소하던 전국도시노점상연합회 소속 상인들에게 그들이 기대한 것만큼의 속시원한 말을 해주지 못해 일부 노점상인들은 실망의 빛.
14일 가락동시장관리공사에서 연행된 연합회장의 석방을 요구키 위한 국회앞 농성에 앞서 평민당사를 찾은 노점상 6백여 명에게 김총재는 『지금은 억압된 시대의 순교자적 자세로 싸우는 시절이 아니며 중산층의식을 가진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아야만 여러분의 권리가 쟁취된다』며 『과격행동을 자제할 것』을 부탁.
한 당직자는 『원래 김총재는 과격한 사람이 아닌데 찾아오는 농성자들마다 너무 높은 수준의 요구를 해서 걱정』이라고 말하기도.

<잇단 서장경고에 긴장>
○…서울시경산하 일선 서장들은 강동 등 3개 서장들이 관내에서 발생한 대형강력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경으로부터 경고를 받자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몹시 못마땅해하는 표정들.
일선서장들은 『경찰업무가운데 범죄예방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1천만 명이 사는 서울에서 범죄의 완전추방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일선 지휘관을 경고 조치한다고 범인이 빨리 잡힌다면 오죽 좋겠느냐』고 비아냥.

<백담사 선물설은 와전>
○…조종석 치안본부장은 일부 신문에 17일 백담사에서 58회 생일을 맞은 전두환씨에게 자신과 박세직 안기부장이 선물을 보냈다는 사실이 보도되자 이를 강력히 부인하며 직원을 현지에 보내 보도경위를 알아보는 등 과민반응.
경찰의 자체확인 결과 타일 오후6시30분쯤 안기부춘천지부 모과장이 인제경찰서장과 함께 서장승용차를 타고 백담사를 방문, 전씨에게 사과와 로열젤리 등 선물 두 꾸러미를 전달했다.
그런데 백담사 경비의경이 안기부 과장으로부터 『본부부장이 보낸 선물』이라는 말을 듣고 「본부부장」이 곧 치안본부장인 것으로 오인, 이를 인제경찰서를 통해 강원도경에 보고해 와전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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