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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800억 비밀···거액 비자금 때문에 세습 강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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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예배당. [사진 명성교회]

명성교회 예배당. [사진 명성교회]

MBC ‘PD수첩’이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와 아들 김하나 목사의 교회 세습 논란을 다뤘다.

PD수첩은 9일 밤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을 통해 김하나 목사의 명성교회 담임목사 취임식(2017년 11월12일)을 전후한 시점으로 내부 신도와 종교전문가 등이 지적해온 세습 의혹에 대해 방영했다.

PD수첩은 김 원로목사가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려는 이유로 거액의 비자금 의혹을 꼽았다. 방송에서 한 신도는 “과거 재정을 담당하던 장로의 차 트렁크에서 나온 통장을 합했더니 그 금액이 800억원이 넘었다”고 주장했다. 재정을 담당했던 박모 장로는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PD수첩은 이 800억원에 대해 용도와 관리처가 불분명한 비자금이라고 지적했다.

명성교회 예배당. [사진 명성교회]

명성교회 예배당. [사진 명성교회]

앞서 명성교회와 김삼환 원로목사, 그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는 법원에 지난 2일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PD수첩의 내용은 허위의 사실”이라며 “그 내용이 방송되면 채권자(가처분을 신청한 측)들의 명예 등이 심각하게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언론의 문제 제기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이 낸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법원은 “채무자(가처분 신청의 상대방)가 ‘비자금’이라 표현하는 돈은 조성 경위, 목적, 규모, 구체적 사용처, 관리실태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채권자 김삼환이 아들인 김하나에게 명성교회의 목사직을 ‘세습’한다는 문제는 수년간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에 대해 수많은 의견과 비판이 개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채권자들은 지난달 12일부터 채무자로부터 질문지를 받고 인터뷰를 요청받는 등 반론기회를 부여받았고 채무자는 채권자들의 반론 내용도 일정 부분 포함해 방송할 예정”이라며 명성교회 측 신청 기각 근거를 밝혔다.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왼쪽) 김하나 목사. [연합뉴스]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왼쪽) 김하나 목사. [연합뉴스]

‘PD수첩’은 앞서 이 방송을 예고하면서 “현금을 비자금화하려고 한다”,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될만한 뭔가를 숨겨놨는데 그것이 드러나는 걸 두려워한다” 등 관계자 인터뷰를 예고 영상에 포함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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