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외국투자자 정서 편승해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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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의 존 그레이켄(49) 회장은 "2003년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한국 검찰이 지나치게 반(反)외국투자자 정서에 편승해 수사해서는 안 된다"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떤 은행도 사려 하지 않았다"며 "론스타만이 외환은행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론스타가 최근 외환은행을 매각하면서 얻게 된 자본수익은 헐값에 사들였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 금융시장의 회복에 따른 정상적인 것 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레이켄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대해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조작해 헐값에 사들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며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처럼 반 외국투자자 정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 내 투자를 하기는 어렵다"며 "이런 감정이 사라지면 한국 투자를 재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검찰의 론스타 직원 수사에 대해 "끊임없이 조사를 받고 있는 직원들의 존엄성이 존중돼야 하며 수사는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은행과 체결한 외환은행 매각 본계약과 관련, 그는 "검찰 수사가 올 여름께 마무리되기를 기대하며 이럴 경우 올해 안으로 매각작업이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레이켄 회장은 또 1000억원 기부금에 대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선의의 제스처"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그레이켄 회장은 4월 19일 서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에 불만은 없으며 한국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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