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중국, 美 선거 개입 시도” vs 中 “조금도 관심 없다”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중국에 직격탄을 날렸다.

펜스 부통령은 4일(현지시간) 미국과 무역 전쟁 중인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무너뜨리기 위해 11월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그는 거침없이 중국을 비판했다. “중국은 미국 국내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그 힘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의 민주주의에 간섭하는 것이고,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의 소중한 가치들을 훼손하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정부가 물밑에서 보복 작전을 펼치고 있다는 노골적 비판이다. 그러면서 그는 “베이징의 해로운 개입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의 이날 발언은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말과 일치하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나와 공화당이 승리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내가 중국에 무역 문제를 제기한 첫 번째 대통령이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11월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는 발언도 했었다.

펜스는 "중국이 이번 중간선거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특정 산업과 주(州)들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6년 대선 당시 압도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했던 주들을 공략해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정책을 교묘히 분열시키려 하고 있단 뜻이다. 그는 심지어 정보기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이런 면에서) 중국이 전국적으로 벌이고 있는 짓에 비하면 러시아는 약한 편”이라는 말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간 행정부 내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오긴 했었지만, 미국 고위 관리가 중국에 대해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런 발언을 다른 사람이 아닌 펜스 부통령이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백악관은 지난 평창 올림픽에서 북한에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데 펜스 부통령을 투입했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 논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펜스 부통령의 ‘투입’이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전략적으로 보이는 펜스의 공격에 중국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뜬구름 잡는 소리 하지 말라”며 “아무런 근거 없이 중국을 비난하지 마라”고 펜스 부통령을 비판했다. 또 “미국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매우 황당한 일이며, 중국 정부는 미국 내정과 선거에 어떤 흥미도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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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 대변인은 또 “누가 걸핏하면 다른 나라의 주권을 침범하고 내정에 간섭하는지는 국제사회가 다 알고 있다”고 비판하며 “중국을 음해하고 비방하려는 어떤 행위도 모두 헛수고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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