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니 강진이 재난 대비 메시지 되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실종된 한인 A씨의 어머니가 현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강진으로 실종된 한인 A씨의 어머니가 현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규모 7.5의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강진 발생 직후 연락이 끊긴 ‘한인 실종자’ A씨(38)의 어머니가 “이번 사고가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하나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3일 밤 중앙술라웨시주(州) 팔루 시내 8층 호텔 붕괴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팔루 지진 현장 찾은 ‘한인 실종자’ A씨 어머니 #인니 당국, 강진·쓰나미 사망자 1407명 집계

 그는 “이번 재해로 유일한 핏줄인 아들의 생사를 모른 채 며칠을 지내며 느낀 게 있다. 내 아들도 하나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어려움을 국민에게 보이고, 관심을 받으면서 정말 무언가 우리나라가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한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고 생각해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A씨 어머니는 “조금 두서없고 자식 생사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말 하는 게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우리 정부나 국민이 각자 각성해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고, 인재(人災)로 발전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재인도네시아 패러글라이딩 협회 소속인 A씨는 팔루 해변서 열린 패러글라이딩 대회에 참석하려는 목적으로 지난달 24일 인도네시아 국적 지인 6명과 팔루에 방문했다. 그러나 팔루 북쪽 80㎞ 지점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난달 28일 오후 6시 이후 소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강진으로 무너져 내린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팔루시 시내 한 호텔. [AFP=연합뉴스]

강진으로 무너져 내린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팔루시 시내 한 호텔. [AFP=연합뉴스]

 이날 “지진 발생 직전 A씨와 마지막 통화를 나눴다”고 밝힌 A씨 어머니는 불안한 치안과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팔루 현지에서 A씨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현지 재난 당국은 A씨가 자신이 묵던 8층짜리 호텔 로아 로아의 잔해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같은날 오후 A씨 어머니는 3일 낮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호텔 붕괴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인파를 비집고 들어가 “황금 같은 시간을 버리지 말고 더 찾아달라”며 눈문을 흘리며 호소했고, 이에 조코위 대통령은 “빨리 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잔해가 널브러진 인도네시아 팔루 시내 모습.

강진과 쓰나미로 인해 잔해가 널브러진 인도네시아 팔루 시내 모습.

 한편 이날 한국 외교부는 팔루에 체류했던 교민 두 명의 안전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주인도네시아대사관이 우리 교민 2명의 안전을 추가 확인했다”며 “현재까지 실종자(A씨) 1명을 제외하고 연락 두절됐던 교민의 안전을 모두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지에 체류·왕래했던 교민 총 여덞 명 가운데 일곱 명의 안전이 확인됐다.

 인도네시아당국은 이날(3일)까지 집계된 사망자가 1407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통신이 두절됐던 팔루 인근 동갈라 지역 등의 피해 상황이 보고된 데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은 사망자 숫자가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