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종교·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법적으로 보장해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 행진을 했다.
참여연대와 빈곤사회연대, 전국세입자협회, 집걱정없는세상, 홈리스행동 등 24개 단체는 유엔이 정한 ‘세계 주거의 날’(매년 10월 첫주 월요일)을 맞아 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살 만한 집에서 살 주거권은 더는 미루지 않고 당장 실현해야 할 권리”라며 “우리는 주거권 보장을 원한다. 집은 인권이다”고 외쳤다.
이어 이들은 “우리에게 집은 삶을 짓누르는 짐이 된 지 오래”라며 “집이 사는 곳에서 사는 것이 되면서 주거는 권리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지난달 주택시장 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구매력을 갖춘 이들에 대한 정책만 있을 뿐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세입자와 주거권이 박탈당한 이들의 권리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구매력을 갖춘 이들에 대한 정책만 있을 뿐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세입자와 주거권이 박탈당한 이들을 위한 대책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상품이 아닌 권리로서 주거권 보장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상품이 아닌 권리로서 주거권 보장을 촉구한다”며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부동산 보유세 강화 ▶주거 취약계층 주거 지원 확대 ▶강제퇴거 금지 ▶청년 주거권 보장 ▶대학생 공공기숙사 확충 등 7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다.
연사로 나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찬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집 때문에) 서민들의 삶이 슬프고, 미래를 포기하는 청년의 삶은 아프다”라며 “집은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인권의 개념으로, 대한민국은 인권과 주거권을 포기하면 민주공화국이라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 2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기자회견에서 앞서 ‘주거 불평등 탑 쌓기’ 등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나고는 자기만의 집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달팽이를 빗대 청와대까지 ‘오체투지 달팽이 행진’을 한 뒤 7가지 요구안을 청와대에 전달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