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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부터 둘러본 산업장관 … 탈원전보다 산업정책 우선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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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충남 천안의 자동차 부품업체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충남 천안의 자동차 부품업체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장관 임명 후 다녀온 기업 두 곳 모두 구동장치를 만드는 업체였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도 혁신 성장을 구동하는 액추에이터(원동기)가 되자.”

어제 취임식서 혁신성장 강조하며 #“산업-통상-에너지 정책으로 달성”

27일 취임식에서 나온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말이다. ‘산업부’ 하면 탈원전 이야기만 나오던 ‘꼬리표’를 떼기 위해, 뒤로 밀려 있던 산업 정책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는 21일 청와대에서 임명장을 받은 뒤 “우리 산업의 활력을 회복하고 제조업을 기반으로 혁신 성장을 이룩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취임식 직전, 충청남도 천안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우리산업을 방문한 것도 산업 정책을 우선시한다는 정책 방향과 관련이 있다.

㈜우리산업은 전통적인 내연 장치 업체에서 시작해 전기차 부품업체로 전환한 중견 기업이다. 현대모비스·미국 테슬라·포드 등에 납품하며 지난해 매출 2793억원을 올렸다. 성 장관은 “자동차를 포함한 주력 산업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22일에는 서울 마곡 산업단지에 있는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를 방문했다. 지난해 LG전자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90억원을 투자받은 강소기업이다.

취임사에서 성 장관은 “제가 30년간 몸담았던 이곳으로 2년 6개월 만에 다시 돌아와 장관직을 맡게 됐다”면서 “혁신 성장과 좋은 일자리 창출을 주도하는 산업-통상-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력산업의 혁신 사례로 디스플레이 산업을 꼽았다. 브라운관·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이제는 ‘접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진화했듯 기존 산업도 얼마든지 혁신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규제 개혁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성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강조한 ‘정부 서포트 타워론’을 내세웠다. 그는 “기업·대학·연구소 등의 역량을 잇는 과정에서 혁신 성장의 주역은 민간이고 정부는 이를 돕는 서포트 타워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과 통상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철강 관세, 미·중 통상분쟁,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추진 등에 의연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 성 장관은 “에너지는 전력만이 아니라 가스·열·수소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라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 공급을 위해 원전·석탄과 같은 전통에너지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에너지 다소비 구조를 바꾸는 수요 혁신을 함께 추진하겠다”며 “개별 설비·제품 효율화, 에너지 시스템 최적화를 통해 스마트 시티·산업단지 등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1일 발표되는 수출 지표 악화를 의식한 듯, 성 장관은 “이번 달 조업일수가 작년보다 4일이나 줄면서 다소 주춤하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일평균 교역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연말까지 연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하도록 전력을 다하자”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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