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록 전설’ 빅토르 최의 옛 여권, 경매서 1억5000만원에 낙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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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최 [중앙포토]

빅토르 최 [중앙포토]

옛 소련 시절 러시아 록 음악의 전설 빅토르 최의 옛 여권이 경매에서 한화 1억5000만원 상당에 팔렸다.

26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앞서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빅토르 최 친구 집에서 발견된 그의 여권이 이날 러시아 현지 경매소 리트폰드에서 900만 루블(약 1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여권은 빅토르가 16세 때 발급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권과 함께 발견돼 경매에 나온 그의 수첩과 손으로 쓴 악보는 각각 300만 루블(약 5000만원)과 360만 루블(약 6000만원)에 팔렸다.

수첩에는 동료 음악인들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으며, 악보는 빅토르의 노래 가운데 하나인 ‘변화를 바래!’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통신은 경매에 나온 빅토르의 유품들을 누가 소장해온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지난 1962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카자흐스탄 출신의 고려인 2세 아버지 로베르트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빅토르는 19세 때인 1981년 록 그룹 ‘키노’를 결성해 약 9년 동안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쳤다.

러시아 특유의 선율에 옛 소련의 압제적 분위기에 맞서는 저항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은 그의 음악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빅토르는 일약 소련 록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혈액형’ ‘마지막 영웅’ 등 수많은 히트곡은 지금까지도 러시아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 절정에 있던 그는 1990년 8월 순회공연차 들른 라트비아 리가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28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공식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으로 발표됐으나 일각에선 타살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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