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수치 넘으면 "일단의심"

『새해에는 건강하게 살자』는 결심아래 건강진단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20여만원의 비싼 비용을 들여 종합병원검진센터에서 종합건강진단을 받거나 직장단위의 근로자 건강진단을 받고서도 무엇을 체크해야 하고 각종 검사의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라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진의 주요 점검항목과 이에 따른 대처방안·문제점등을 알아본다.
종합건강진단은 간 기능검사·대사검사·심전도검사·혈청검사·위장관 조영검사·부인암검사·치아검사 등 약 20가지.
이들 검사 중 상대적으로 중요하고 성인병과 관련 깊은 것은 간 기능검사·신장기능검사·혈당검사·지질검사 등이다.
서울대의대 김신규 교수(임상병리과)는 『우리 나라사람들에게 많은 간질환을 검사하는 주요항목은 7개로 혈청 GOT(또는 AST)와 혈청 GPT(또는 ALT)를 비롯, △알부민 △빌리루빈 △ALP(알칼라인 포스파타제) △콜레스테롤 △총단백 등』이라고 말했다.
이중 혈청 GOT·GPT는 간세포의 파괴 여부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검사방법에 따라 정상치(기준치)가 다른데 비교적 많이 쓰이는 라이트만프탕켈법의 경우 GOT와 GPT의 정상치는 각각 8∼40, 5∼35.
이들 수치를 넘으면 일단 술을 끊고 무리한 작업을 피하는 등 건강에 신경을 써야한다.
수치가 각각 50, 45이상일 때는 간에 염증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특히 이들 수치가 정상치의 10배에 달하면 간세포의 파괴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알부민은 간에서 여러 가지 물질을 만드는 합성기능의 저하여부를 평가하는 지표.
또 △빌리루빈은 간의 배설기능장애(황달) △콜레스테롤은 간의 대사 및 배설기능장애 △담즙이 간에 쌓였을 때 증가해 핏속에 흘러들어 오는 효소인 ALP는 간세포암 등에 의해 간의 안팎이 막혔는지에 여부를 알려준다.
신장기능검사의 지표인 BUN(혈액요소질소)은 정상치가 8∼20㎎/㎗으로, 수치의 증가는 일단 병적 상태로 볼 수 있으나 음식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지표인 크레아틴(정상치 0.7∼1.5g/㎗)에 보다 더 유의해야한다.
혈당검사에서는 글루코스치가 당뇨병의 가장 특이적이고 쉬운 지표로 쓰이는데 정상치(70∼1백5㎎/㎗)를 다소라도 넘을 경우엔 스트레스와 과식을 삼가고 체중 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지질검사로는 혈중 지질함량을 나타내는 지표인 총 콜레스테롤과 트리글리세라이드(TR)를 체크하는데 특히 동맥경화에 의한 심장주변혈관의 경화위험인자를 알아보는 것.
TR는 동맥경화와 지방간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로 검사 전 14시간 이상 식사를 하지 않아야 올바른 결과가 나으므로 식사하고 검사를 받아 높은 수치가 나왔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성인병의 주범중 하나인 콜레스테롤치가 높게 나왔을 경우 새알, 기름기 많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등 식사조절에 특히 신경을 써야한다.
한편 직장의 근로자 건강진단은 △혈압·빈혈·요당·단백 △흉부 X선과 기타 간단한 내과 검사 등을 행하며 30세 이상 근로자에 한해 혈청 GOT·GPT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검사결과의 판독은 종합건진에 준해서 하면 된다.
근로자건진 비용은 노동부의 지정수가가 30세 이상인 경우에도 1인당 8천1백40원에 불과하다. 대한임상검사 정도관리학회에 따르면 전국에 4백50개의 직장건강진단 지정의료기관이 있는데 일부의료기관은 검사가 부실하고 덤핑(최고 30∼40%) 계약으로 실효성이 크게 의문시되고 있다는 것.
특히 전북의 경우 직장건강진단을 맡고 있는 개업의사 중 임상병리전문의는 단 한명도 없어 검사전문의의 보충이 시급하다.
또 자궁암 등 여성특유의 질병과 각종 성인병 검사는 거의 기대할 수 없는 형편으로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톨릭 의대 박정일 교수(예방의학)는 『건강진단후 근로자들이 질병자로 판명됐을 경우 해고당하는 경우도 있는 등 적절한 사후관리를 하지 못하고 정확도에 대한 불신으로 수진율이 낮은 점도 큰 문제』라며 정부의 건진개선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