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허리케인 미국 동부 강타 피해 확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3면

최대 시속 2백57㎞(초속 71m)의 강풍을 동반한 허리케인 이사벨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19일 현재 최소 12명이 숨지고 3백50만명이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벨은 육지에 상륙한 지 하루 만에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시속 1백㎞의 강풍과 2백㎜ 안팎의 폭우를 동반하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사벨이 지나간 노스캐롤라이나.버지니아.메릴랜드.웨스트버지니아.델라웨어.펜실베이니아.뉴저지 등 7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는 비상사태를 선포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각급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피해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의 31개 시와 카운티들을 주요 재해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를 위해 연방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사벨로 인한 폭우로 미 동부 포토맥강이 범람함에 따라 조지타운.알렉산드리아 등 일부 지역이 1m 가까이 물에 잠겨 수천명이 야간에 긴급 대피하는 등 적어도 30여만명이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정전 피해도 잇따라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남부에서만 2백만명이 정전피해를 봤으며 ▶메릴랜드주 43만명▶워싱턴 12만명▶뉴저지주 1만명 등 2백70만명이 정전피해를 겪었거나 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허리케인으로 인한 희생자는 모두 9명으로 허리케인이 상륙한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전력 회사 직원 한 명이 응급복구에 나섰다가 감전사했고, 버지니아에서는 한 주민이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에서는 7명이 빗길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각종 교통장애도 이어져 동부 주요도시에서 2천편 이상의 항공편이 결항하고 19개 공항이 폐쇄됐으며 이사벨이 북상함에 따라 워싱턴 인근 공항들의 항공기 운항도 중단됐다.

연방정부가 18일에 이어 이틀째 휴무령을 내린 워싱턴에서는 지하철.대중버스.철도 등 주요 교통수단들이 끊겨 도시 기능을 크게 상실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우리 신문 인쇄공장을 포함해 이 지역에서만 70여만명이 정전피해를 봤으며 거리의 교통신호등까지 꺼지는 바람에 워싱턴 전체가 암흑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미 기상당국은 "18일 낮(현지시간) 이사벨 상륙 당시 노스캐롤라이나 오크라코크섬에서는 나무들이 뿌리째 뽑힐 정도인 시속 2백5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사벨은 뉴욕주 서부를 지나 20일 오후쯤 캐나다에서 소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정효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