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환 vs 박병호, 홈런 대결 승자는 누구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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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홈런왕을 향한 두산 베어스 4번 타자 김재환(30)과 넥센 히어로즈 4번 타자 박병호(32)의 대결이 뜨겁다. 김재환이 홈런을 터뜨리면 박병호가 또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매 경기 홈런 레이스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재환(왼쪽)과 박병호. [중앙포토, 뉴스1]

홈런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김재환(왼쪽)과 박병호. [중앙포토, 뉴스1]

18일 현재 홈런 1위는 41개 홈런을 때리고 있는 김재환이다. 그 뒤를 박병호가 1개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둘의 홈런 대결은 9월 들어 뜨거워졌다. 특히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이 백미였다. 김재환이 먼저 박병호가 보는 앞에서 홈런포를 터트렸다. 1-3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넥센 선발 한현희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추격의 솔로포를 날렸다. 이 홈런을 발판삼아 두산은 7회 초까지 7-4로 리드했다.

그러자 박병호가 나섰다. 박병호는 4-7로 뒤진 7회 말 무사 주자 1,3루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동점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비거리가 125m에 달하는 시즌 40호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2014년(52개), 2015년(53개)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40홈런을 쏘아올린 KBO리그 최초의 선수가 됐다. 앞서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로 5년 연속 30홈런-100타점 고지도 밟았다. 5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것도 박병호가 처음이다.

타격하고 있는 박병호. [연합뉴스]

타격하고 있는 박병호. [연합뉴스]

김재환과 박병호의 홈런왕 경쟁은 처음이다. 박병호는 명실상부한 KBO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다. 지난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홈런왕 타이틀을 잠시 내려놨지만, 올해 복귀하자마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악재가 있었다. 지난 4월 중순 주루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5월 19일까지 36일 동안 출전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다. 5월 10경기에 출전해 5홈런을 쏘아올렸고, 무더위가 심했던 6~8월에는 24홈런을 치면서 홈런 순위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타격하고 있는 김재환. [연합뉴스]

타격하고 있는 김재환. [연합뉴스]

김재환은 박병호가 미국으로 떠나있는 동안 거포로 성장했다. 2016년 풀타임을 뛰면서 37홈런을 기록했고, 지난해도 35홈런을 치면서 2년 연속 30홈런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올해는 40홈런 이상을 치면서 꾸준한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잠실구장에서 3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있다. 잠실구장(좌우 100m, 중앙 125m, 담장 높이 2.6m)은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쓰는 구장 중 가장 넓다. 그래서 잠실을 홈으로 쓰는 타자 중 홈런왕에 오른 선수는 2명뿐이다. OB(두산 전신) 출신 김상호(1995년, 25개)와 타이론 우즈(1998년, 42개)다. 우즈의 42홈런은 잠실구장 연고팀 타자 역대 최다홈런 기록이기도 하다.

두산이 18경기, 넥센이 14경기가 남아있는 가운데 홈런 레이스는 시즌 끝까지 알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술적으로는 김재환이 근소하게 앞선다. 김재환은 124경기에서 41홈런을 쳤고, 박병호는 100경기에서 40홈런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홈런은 김재환이 0.33개, 박병호는 0.4개를 쳤다. 남은 경기에서 김재환은 5.94개, 박병호는 5.6개 홈런을 날릴 수 있다. 즉, 김재환은 약 47개, 박병호는 약 46개 홈런을 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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