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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in] 모바일 파워 … 모바일 콘텐트, 문화 지형도를 바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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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휴대전화로 TV를 본다. 쇼핑하고 친구와 소통한다. 설치미술, 퍼포먼스도 거뜬하다. 무엇보다 이동통신은 '라이프 스타일'이다. 그 중심에 모바일 콘텐트가 있다.

3800만이 휴대전화를 쓰는 우리나라는 모바일 콘텐트 강국이다. 25일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 어워즈'가 열리는 배경이다. 하지만 앞선 기술만 믿고 희희낙락할 일이 아니다. 모바일 콘텐트 역시 바탕은 예술, 그리고 창발성이다. 어느새 문화를 생산하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마저 확 바꿔버린 모바일 파워. 그 알맹이인 모바일 콘텐트의 현재와 미래를 본다.

이나리 기자 <windy@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17일 오후7시, 버스에 오른 송승우(26.웹 개발자)씨는 휴대전화부터 꺼내 들었다. 게임 프로리그인 '스타리그' 16강전 생방송이 막 시작된 참이었다. 위성DMB폰으로 생방송을 보며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했다.

출근 버스 안에선 라디오 채널의 발라드 음악프로그램을 듣는다. 집에 있을 때도 음악방송이나 영화 같은 것들에 계속 접속해 놓는다. "DMB는 케이블TV와 같아서 일정액만 내면 아무리 오래 켜놔도 괜찮아요. 아예 그냥 틀어놓고 자는 친구들도 있는 걸요."

그의 휴대전화 관련 요금은 한 달에 10만~12만 원 정도. 그 중 7만~8만 원이 모바일 콘텐트 활용으로 인한 데이터 통화료 및 정보이용료다. 그는 "요금정액제에 가입하고 게임 무료 다운로드 같은 행사를 십분 활용하는 덕분에 실제 사용량보다 훨씬 적게 나오는 것"이라 했다.

2001년 데이터 서비스 초기에는 그도 문자메시지(SMS)만 썼다. SK텔레콤 고객이라 네이트 검색 서비스도 이용해 봤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2003년 말 제대를 하고 보니 상황이 달라져 있었다. 컬러 카메라폰을 구입했고, 비로소 다양한 '모바일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제 그의 문화생활은 70% 이상이 휴대전화와 관련돼 있다. TV를 보고, 음악을 듣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게임을 즐긴다. 모바일 영화 사이트의 각종 이벤트에 참가해 할인 혜택이나 공짜티켓을 받는다. "지난주엔 여자친구와 데이트 하다 날씨가 하도 더워 아이스링크장에 가기로 했어요. 네이버 모바일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바로 정보를 찾았죠."

노트북으로 무선인터넷이 잘 안 잡힐 때도 휴대전화는 유용하다. 그는 "지하철 안에서도 USB(PC와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선)로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연결하면 아무 문제 없이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정지선(26.네모파트너즈 마케팅인텔라이트 컨설턴트) 씨는 2004년부터 모바일 콘텐트의 세계와 접속했다. "취업 준비생이라 24시간을 독서실에 박혀 있곤 했어요. 가끔 바깥 세상이 궁금했죠. 쉬는 틈틈이 게임이나 뉴스 검색을 했어요."

지금에 와서 휴대전화는 더욱 유용한 친구다. 증권 정보나 날씨.정보 검색은 기본. 출.퇴근 시간엔 책 대신 휴대전화로 내려받은 전자책을 읽는다. 게임도 즐기는데, 얼마 전에는 한 게임사의 모바일 이벤트에 참가해 25만 원 상당의 아이팟을 선물 받기도 했다. 멀티미디어메시징시스템(MMS)으로 친구들과 사진, 동영상, 음악 등을 주고받는 건 일상이다.

"요즘은 모바일 싸이월드에 자주 가죠. 바이오리듬 관리, 생리주기 체크 같은 무료 이벤트도 챙기고요. PC 켜기가 귀찮을 땐 집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써요. 휴대전화가 '몸의 연장'이니 '내 손 안의 세상'이니 하는 표현들, 정말 맞는 말이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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