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칼 든 강도에 방패 못내려…종전선언 큰 책임은 미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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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 건물 전경. [중앙포토]

북한 노동신문 건물 전경. [중앙포토]

북한 노동신문이 “종전선언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근원을 들어내고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미국 내 보수세력을 겨냥, 종전선언 이행을 촉구했다.

15일 노동신문은 이날 ‘당치 않은 신뢰 타령으로 더러운 정치적 야욕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전쟁의 위험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속에서 우리가 핵 무력을 일방적으로 포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칼을 들고 달려드는 강도 앞에서 일방적으로 방패를 내려놓을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이 추가적 비핵화 조처를 하지 않는 이상 종전선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종전선언을 그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나 되는 듯 광고하며 신뢰 타령만 하는 미국 보수 정객들의 처사를 어떻게 보아야 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미국 일각에서 일고 있는 대북 협상 회의론에 대해서도 ‘당치 않은 수작질’이라며 “조미관계 개선과 조선반도 비핵화는 우리의 일방적인 의사가 아니라 국제사회 앞에서 한 조미 쌍방의 합의”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자기 대통령이 직접 서명을 한 합의 문건도, 그 합의를 이룬 상대도 믿지 못하겠다면 도대체 미국의 보수 정객들이 말하는 국가 간 신뢰나 국제적 신뢰란 어떤 것인가”라며 “혹시 우주인과 한 약속이라면 신뢰하겠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종전선언에 제일 큰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도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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