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대 미 여 강사 목 잘려 피살|아파트서 귀중품 그대로…치정 살인인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20일 낮12시25분쯤 서울 잠실 5단지 주공아파트 516동 1504호에서 ELS 외국어학원 미국인 강사「캐럴린·조이스·아벨」양(27)이 예리한 흉기로 목 앞부분이 20cm가량 잘린 채 숨져있는 것을 학원생 이교묵씨(26·서울 원효로 2가81)와 같은 학원 미국인 강사「캐시」 양(29) 등 4명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벨」양이 이날 0시∼오전 3시 사이에 살해당했으며 귀금속 등이 그대로 남아 있는 데다 범인이 침입한 흔적이 없는 점등으로 미뤄 면식범에 의한 치정살인으로 보고 피해자 주변을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있다.
◇발견=목격자 이씨에 따르면 「아벨」양이 이날 오전 강의시간에 나오지 않아 오전 10시쯤 집으로 전화를 했으나 받지 않자 동료 학원생인 제정렬씨(23)와 미국인 강사 「캐시」·「타이니」(27)양 등 4명이 함께 아파트를 찾아가 보니 현관출입문이 열린 채 「아벨」양이 안방 침대 위에 반듯이 누워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는 것.
◇현장=「아벨」양은 흰색 빨간 무늬 T셔츠와 검은색 타이츠를 입은 채 목이 3분의2가량 잘리고 손·발바닥 등 8군데에 반항한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난 채 숨져 있었으며 장농· 옷장 등을 뒤진 흔적이 있었으나 장롱 속의 진주목걸이등 귀금속류는 그대로 있었다.
「아벨」양은 난행 당한 흔적은 없었으나 심하게 반항한 듯 왼쪽 손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사이 손바닥이 거의 잘려진 상태였고 목욕실 세면대에는 범인이 몸에 묻은 피를 씻어낸 흔적이 있었다.
◇피해자주변=「아벨」양은 일본에서 외국어 강사를 하다 지난 10월14일 ELS학원측의 초청을 받고 입국, 서울 역삼동 ELS학원의 영어회화 강사로 일해왔다.
「아벨」양은 입국 후 미국인 동료 학원강사「크리스틴」양(31)과 함께 이 아파트에 3천8백만원에 전세 들어 살아왔으며 일본에는 일본인 애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살던 「크리스틴」양은 11월 중순 미국에 갔다.
◇수사=경찰은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 4개를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확인을 요청하는 한편 숨진 「아벨」양의 아파트에 동료학원강사와 학원생들이 자주 드나들었고 사건당일 아파트에 낯선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없는 점등으로 보아 일단 치정·원한관계에 의한 면식범의 소행일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벨」양의 니콘카메라와 카세트가 분실된 점으로 미루어 단순강도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또 「아벨」양이 17일 원모군(20)등 학원수강생 3명과 설악산에 1박2일로 다녀온 사실과 10월19일에는 충남 공주시 산성동 금호여관에 모 부대 소속 미군병사와 함께 투숙했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과의 연관성을 확인키 위해 20일 밤 학원생 원군 등 3명을 소환, 조사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