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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특별검사라고 5공 비리 묘수 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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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각소동 없어 안도>
대입 전형일의 교통체증과 지각소동을 우려, 전전긍긍해온 문교부는 호남과 제주지역을 제외하고 큰 혼잡이 없었던 데다 시험문제 출제도 수준작이었다는 반응이 나오자 크게 안도.
문교부 측은 『전국 대학이 동일한 문제로 시험을 치르는 상황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시험이 끝난 것은 오히려 기적 같은 일』이라고 소감을 피력.
문교부 관계자는 하루빨리 대학입시가 자율화되어 출제와 보안관리의 짐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푸념.

<장관이 직접 군홍보>
예상되는 내년의 어려운 시국전망과 관련, 이상훈 신임국방장관이 취임기자회견에서 군의 「엄정중립」을 강조한데 이어 이종구 육군참모총장도 16일 『오직 군인의 길을 가겠다』고 역설, 「정치」에 대한 군부의 기본입장을 확인.
이총장은 『옆은 아예 보지도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겠다』는 말로 정치적 중립을 거듭 천명하면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군의 비토문제에 대해서는 『자유민주체제를 지지하는 국민이라면 문제될게 없다』고 말해 전임 박희도 총장과 대조적인 모습.
이총장은 또 『이번의 장군 승진심사는 어느 때보다 공평을 기했다고 자부한다』는 심사위원장이었던 이진삼 참모차장의 설명에 『사실 전에는 심사위원회의 결정을 육군총장이 반 이상 뜯어고치고 그것을 다시 청와대에서 수정하는 등 심사결과가 본래와는 전혀 다르게 나왔으나 이번에는 심사위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고위층도 1백% 원안대로 결재했다』고 소개.
한편 국방업무의 대국민홍보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장관은 16일 국방장관으로서는 십수년래 처음으로 기자실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묻는 등 대민유화노력을 앞장서 실천하려는 자세.
이장관은 19일 KBS에 직접 출연, 군의 홍보에 나설 계획.

<야당 거론에 못마땅>
검찰이 총력체제로 특별수사부를 설치, 5공 비리를 수사 중인데도 특별검사제 도입 움직임이 수그러지지 않자 검찰 관계자들은 매우 난감한 표정들.
한 검찰간부는 『특별검사라고 5공 비리를 하루아침에 .시원하게 파헤치는 묘수가 있겠느냐』면서 『3권 분립에 어긋나고 국가형벌권의 기본인 검찰권을 뿌리부터 뒤흔드는 위험한 발상을 정치적 목적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야당권을 비난.

<영구임대주택 "오발">
고건 서울시장은 부임 후 영세민촌 밀집지역인 관악구를 초도 순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불량주택 재개발사업을 할 때는 해당지역 국·공유지에 세입자를 위한 값싼 영구임대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라』고 지시했다가 「실현 불가능」이란 주위의 지적을 받고 뒤늦게 이를 취소.
시직원들은 그러나 『시장의 이 같은 지시가 주위의 지적 없이 보도됐더라면 어쩔 뻔 했겠느냐』고 아찔해 하면서 『시장이 영세민층에 관심을 갖는 것까지는 좋으나 돈과 연결되는 일을 사전 검토없이 얘기부터 해놓고 보자는 식의 발상은 시사정을 몰라도 많이 모르기 때문인 것 같다』며 걱정들.

<「5공 고문병」슥앓이
박종철군·권인숙양 사건에 이어 전민청년의장 김근태씨 고문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이 재판부에 의해 받아들여져 또다시 4명의 경찰관이 재판에 회부되게되자 치안본부는 곪아터진 「경찰의 5공고문병」에 끙소리조차 못 내고 속앓이.
치안본부의 한 간부는 『김씨 사건으로 그동안 경찰이 시국사범을 다루면서 숱한 고문을 해왔다는 당사자들의 주장과 국민들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셈인데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며 『이제는 고비를 넘어도 큰 흉터로 남게됐다』고 탄식.
한편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지자 김씨를 고문했던 대공분실은 책임자가 『차라리 교육이라도 들어가는 것이 낫겠다』고 말하는 등 전체가 기능정지상태에 빠져있고 주변에서도 『그쪽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도 꺼내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침통한 표정들.

<의문점 제기에 당황>
보사부는 14일 주민 10명과 가축 등이 집단 폐사한 신안괴질의 원인을 패러궈트 농약중독으로 공식 발표했으나 학계일부와 언론에서 의문점을 제기하자 당황한 표정이 역력.
보사부는 1,2차 역학조사 후 괴질의 원인이 탄저병이라는 일부학자들의 주장에도 불구, 정확한 원인을 가리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 폐사한 송아지와 현지에서 수거한 간장에서 패러궈트 성분이 검출되고 현지주민들이 이 농약을 다량으로 사용한데다 환자들의 임상증상이 농약중독증세와 일치하자 괴질의 원인을 농약중독으로 서둘러 발표.
보사부 관계자는 『몇 가지 의문점에도 불구, 정황으로 보아 농약중독이 틀림없으며 서둘러 원인을 발표한 것은 이 농약사용으로 인한 또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설명.

<"최열곤씨 구명" 말썽>
지난 8월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최열곤 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구명운동이 서울시내 일부 교장들을 중심으로 벌어져 구설수.
지난 9일쯤부터 시작된 이 운동은 교장들이 교사들을 개인적으로 조용히 불러 『서울시직원들 사이에 염보현 전서울시장에 대한 구명운동을 벌인다는 얘기가 있는데 교육계에서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며 재판부에 보내는 탄원서에 서명할 것을 종용하고 있으며 일부교위직원까지 참여할 움직임이라고.
이에 대해 많은 교사들은 『교육계에 대한 국민적 실망까지 초래한 치욕적인 사건이었는데 엉뚱한 인정론(?)이라니 가당치 않다』며 불쾌감을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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