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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지지율에 악영향···靑 떨게하는 '빨간 그래프' 정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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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정책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사회수석, 장 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장하성 정책실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수현 사회수석, 장 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이용선 시민사회수석, 조국 민정수석. [연합뉴스]

집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청와대에도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빨간 그래프'가 등장하는 청와대 정책실 관련 회의에서 최근 '빨간 그래프'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평균 7억원(3일 한국감정원)을 돌파하는 등 연일 상승세다. 서울 아파트 가격 평균은 전월 대비 0.92%나 올랐다.

지난달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1채가 평당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다는 소문이 돌아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아직 거래 신고가 올라오지 않아 실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뉴스]

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 단지 일대. [연합뉴스]

청와대에서 부동산정책을 총괄하는 건 김수현 사회수석이다. 김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어 '왕(王)수석'으로 불린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부동산정책을 총괄한 바 있다.

김 수석을 중심으로 정책실 관계자들은 아파트 가격 동향을 한눈에 보여주는 '가격 동향 보고' 회의를 연다. 빨간색 그래프는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이후 잠잠해졌다가 최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김 수석은 이 정부의 임대주택사업자 전환정책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정책이 투기의 물꼬를 터줬다는 비판이 여권 내에서도 나오면서 정책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8 포용국가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언에 따르면 정책실 관계자들은 이 회의에서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의미하는 '빨간 그래프'가 나오면 한숨을 쉬고 빨간색이 사라지면 안도한다.

실제 '빨간 그래프'의 잦은 등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도 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한국갤럽이 조사하는 정례 국정지지도는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처음으로 50%가 붕괴됐다는 조사(갤럽, 지난 4∼6일 조사)도 나온 상황이다.

김 수석은 지난해 8·2 대책 발표 직후 "이 정부는 부동산 가격문제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젠 김 수석에 대한 경질설이 여권 내에서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정부 서울 집값을 잡겠다며 투기지구·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8·27 대책을 지난달 발표했지만, 보름 만에 '공급확대'를 골자로 한 종합대책을 추석 전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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