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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자' 찬호, 3타수 3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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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치고 던지고. 박찬호가 6회 초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안타를 때린 뒤 1루로 뛰어나가고 있다. [애리조나 AP=연합뉴스]

1988년 충남야구연합회 회장배 중학야구 타격왕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그때 공주중 3루수였던 박찬호는 19타수 11안타(타율 0.579)의 무시무시한 불방망이로 도내 타격왕을 차지했다. 공주고 시절에도 91년 대청기 중.고야구대회 타격상을 받았다. 같은 팀의 홍원기(현대).송재익(전 SK).오중석(전 한화) 등 쟁쟁한 타자들을 제쳤고, 당시 천안북일고의 간판타자 심성보(전 LG)도 박찬호의 성적을 따라오지 못했다.

왕년의 '타격왕' 박찬호가 16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에서 타격 솜씨를 뽐냈다. 박찬호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경기에서 3타수 3안타.2타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첫 3안타 경기였고, 이전 경기까지 합하면 4연타석 안타였다. 3-4로 뒤진 6회 초 2사 만루에서 때려낸 2타점 중전 안타는 역전 결승타가 될 뻔했다. 박찬호는 5-4의 리드를 만들어 놓고 8회에 마운드를 스콧 라인브링크에 넘겨줬으나 라인브링크가 동점 홈런을 맞는 바람에 승리투수와 결승타가 모두 날아가 버렸다. 파드리스는 연장 10회에 5-6으로 역전패했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과정은 뿌듯했다. 박찬호는 마운드에서도 7회까지 잘 던졌다. 5안타를 맞고 4실점 했지만 자책점은 1점밖에 없었다. 내야진의 실책만 아니었다면 쉽게 시즌 3승째를 챙길 수 있었다. 특히 이날 8개의 탈삼진 가운데 6개가 5회 이후에 잡아낸 것이었다. 그만큼 구위가 중반 이후에도 튼실했고, 볼넷은 경기 운영상 내준 고의볼넷 두 개밖에 없었다. 최근 세 게임에서 22이닝 1자책점을 기록한 박찬호는 2승1패를 유지했고 평균자책점을 3.27까지 끌어내렸다.

박찬호는 경기 뒤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야수들의) 실책이 있었다. 그러나 '동료 몫까지 내가 채워 주자'고 다짐했다. '포기하지 말고, 마음 상하지 말자'고 되뇌었다. 그들은 늘 좋은 플레이로 날 구해줬다. 오늘은 내가 구해줘야 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타격에 관해 "안타를 그렇게 때렸는데 손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홈플레이트에서 약간 떨어져 공을 때리는 데 집중했고 수비수들의 빈 자리 쪽으로 치려고 했다. 타격과 투구에서 모두 좋은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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