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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레슨] 퇴직연금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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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지 이제 5개월이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는 그 본질에 대한 이해가 전제돼야만 더욱 제도의 도입과 정착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흔한 오해는 퇴직연금제도를 단순한 금융상품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금융회사 직원들마저 과거의 퇴직보험(신탁)과 똑같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거의 퇴직보험(신탁)이 단순히 퇴직금을 보관하는 의미가 강했다면 퇴직연금제도는 적극적으로 투자해 재산을 불리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과거 제도는 금융회사와 사측의 실무자 간에 형식적인 종업원의 동의를 기초로 이루어졌다면 새로운 제도는 반드시 근로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런 차이 때문에 종업원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투자교육의 범위는 노후보장에 대한 필요성에서부터 투자의 기초 , 제도에 대한 이해와 적립금 운용방법, 투자 대상 상품에 대한 설명까지 그 내용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투자의 기초에 대한 부분은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어 근로자들이 확정금리를 주는 확정급여형 상품만 선호할 경우 노후보장 측면에서 미흡한 데다 제도 자체도 유명무실화된다.

적립식 펀드의 열풍은 이미 예견되었으며, 가장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보다 퇴직연금제도를 먼저 도입해 적용 중인 미국.일본.홍콩 등 선진국의 사례를 볼 때, 퇴직연금제도를 통해 종업원이 제대로 노후 보장을 할 만큼의 자산을 축적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이 있는 자산을 포함하되 장기간에 걸쳐 분산된 투자를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한국적 상황에서 퇴직연금제도를 이해할 때 가장 적절한 표현을 찾는다면, 퇴직연금제도는 퇴직금으로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퇴직연금제도는 장기,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적절히 회피하는 합리적인 투자방법을 취할 때 그 본질적 의미를 제대로 실현할 수 있다.

김대환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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