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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쾅쾅"···상도초 유치원 붕괴 위기에 주민 한밤대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일 오후에 지반침하로 기울어진 서울 상도초 내 유치원 건물 모습. 조한대 기자

6일 오후에 지반침하로 기울어진 서울 상도초 내 유치원 건물 모습. 조한대 기자

7일 오전 1시 서울시 동작구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건물은 낭떠러지에 위태롭게 걸쳐 있었다. 확연하게 기울어진 건물 아래는 공동주택 공사현장(총 면적 4758㎡)이었다. 유치원 건물 1층은 2·3층 무게를 견디지 못해 기둥이 주저 앉아 부서져 있었다. 건물 전체에도 군데 군데 균열이 가 있었다. 건물 아래에 붙어있던 두터운 콘크리트 옹벽도 10m 아래로 주저 앉았다. 옹벽이 있던 곳에는 붉은색 흙이 그대로 드러났고 건물에서 튕겨져 나온 창문틀이 널부러져 있었다.

기울어진 상도초 병설유치원을 소방서 관계자 등이 통제하고 있다. 조한대 기자

기울어진 상도초 병설유치원을 소방서 관계자 등이 통제하고 있다. 조한대 기자

동작소방서에 따르면 상도초 유치원 건물의 '기울어짐 사고'는 전날 오후 11시22분쯤 신고 접수됐다. 소방차 14대와 소방인력 44명이 긴급 출동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공동주택 공사현장의 축대가 무너지면서 지반 침하가 발생해 건물이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기울어진 건물에 불과 30m 떨어진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자택 옥상으로 올라와 사고 건물을 바라봤다. 사고 건물과 인접한 빌라에 사는 정모(28·여)씨는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에 갑자기 '쾅과광' 하는 소리가 연달아 났다. 주변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줄 알았다"며 "유치원이 무너졌을 거라는 생각은 소방차가 오기 전까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주민 김혜진(24·여)씨는 "굉장히 큰 총소리 같기도 했고, 불꽃 터지는 소리 같기도 했다"며 "불안한 마음에 어머니와 함께 옥상에 올라와 봤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7일 오전 상도초 병설유치원 사고로 인해 주민들이 상도4동 주민센터에 대피해 있다. 조한대 기자

7일 오전 상도초 병설유치원 사고로 인해 주민들이 상도4동 주민센터에 대피해 있다. 조한대 기자

동작구청·소방당국은 사고현장에서 가까운 상도4동 주민센터로 일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58·여)은 "큰 굉음이 들렸는데 같은 주택에 살던 주민들이 우리집 문을 두드리며 '건물이 붕괴됐다. 대피하라'고 말해 급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구청 관계자는 주민센터로 대피한 10여 명을 먼저 인근 숙소로 안내했다. 불안한 주민들은 주민센터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현장 지휘소를 설치했다. 건물이 기운 상태이기 때문에 사고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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