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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표공장, 남한 언론에 첫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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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5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9차 평양 국제상품전람회 남북한 참관단 만찬에서 남측 참관단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 원장(右)과 북측 단장 김영대 민족화합협의회 회장이 건배하고 있다.평양=김춘식 기자

'제9차 평양 봄철 국제 상품전람회' 참관 행사는 북한 경제 현장 방문을 통해 남북 경제 협력 활성화를 모색해 보자는 취지다. 민간 행사다. 그러나 방문 시기, 북측의 적극적 태도 등을 종합할 때 이 행사는 민간 차원을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측 민화협 김영대 회장은 "이번 행사는 북측 민화협과 남측 중앙일보가 민간 차원에서 처음으로 협의를 해 이뤄진 사업으로 경제인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대표단이 참석해 커다란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행사가 남북 경제 협력 사업의 계기가 되고 기초가 돼 '6.15시대'에 걸맞은 경협의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북 경협은 2000년 6.15 공동선언을 계기로 지난해 연간 1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북핵 문제와 북한 경제의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대규모 투자 협력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의미 있는 발전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북한은 특히 신(新)사고정책(2001년), 7.1경제관리 개선조치(2002) 등으로 경제가 호전되고 있지만 현장 접근의 제한성 때문에 남측 정부와 기업 모두 선뜻 경협에 나서기를 주저했다. 그 때문에 참관단이 북측의 공장.기업소.농장 등 다양한 경제 현장을 직접 둘러보는 이번 행사는 남측 기업인 등이 처음으로 남북 경협의 확대 가능성을 다시 점검해 본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

참관단을 초청한 북측도 이번 행사에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서 긍정적이다. 북측은 이번 행사를 위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던 평양3월26일전선공장과 평양자동화기구공장, 청산협동농장 등 대표적 산업 기지들을 공개한다. 지난해 중국의 지원으로 건설된 남포의 대안친선유리공장도 이례적으로 남측 언론에 처음 공개된다.

행사 시기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북측의 위폐 문제' '인권 문제'가 추가돼 북.미 관계가 악화되고 한.미 관계도 이들 문제로 동요 조짐을 보이는 상태에서 남측 기업인의 경제 현장 참관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편 참관단에는 SK.포스코.금호아시아나.한화.CJ.동양 등 국내 대기업과 G-한신.㈜화신 등 중소기업 대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삼성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등이 참여했다. 통일부.재경부.산자부 등 각 부처 소속 관계자와 한전.광업진흥공사.무역협회.가스공사 등 정부 산하단체 임원들도 포함됐다.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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