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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동생 도련님, 내 동생 처남? 성차별적 호칭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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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앞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 참석,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도련님’과 ‘처남’으로 대비되는 성차별적 가족 호칭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부르는 반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등 가족 호칭이 성차별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재혼·한부모·다문화 등 다양한 가족 형태별 맞춤형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 관점에서 가족제도와 문화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을 보완하고 31일 오전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결정하는 시점을 혼인신고에서 자녀의 출생 때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에 더해 친부가 자녀를 인지하더라도 아동의 성을 기존대로 유지하되, 자녀가 성을 바꿀 경우 아동의 의사를 존중해 결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가족 내 성차별적인 호칭 문제도 개선한다. 2016년 국립국어원 조사에 따르면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이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데 반해,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부르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65%가 개선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부계에 친할 친(親)자를 붙여 친가라고 부르고, 모계를 바깥 외(外)자를 써서 외가라고 부르는 것이나, ‘시어머니, 시아버지’와 ‘장인, 장모’도 개선돼야 할 호칭으로 꼽힌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차별을 겪지 않도록 하는 정책도 수립된다. 출생신고서에 혼인 중, 혼인 외 출생자를 구분해 표기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주민등록표에 ‘계부·계모·배우자의 자녀’ 등의 표시는 삭제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부모·다문화 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과 캠페인도 벌인다. 또한 1인가구의 급증을 고려해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공급 등 주거를 지원하고 독거노인 돌봄 지원도 강화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가족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변화해야 하며, 다양한 가족 간, 가족 내 구성원 간 평등이 실현되는 일상 민주주의가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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